저금리 환경에 익숙한 젊은 대출자들로서는 처음 겪는 금융 환경인 만큼 은행 상담 등을 통해 원리금 상환 계획을 합리적으로 짜야 할 것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잇따라 빅스텝 이상의 보폭을 보이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예상보다 빠른 통화 긴축이 이어지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올해 연말께 대출금리가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23일 기준 연 4.380∼6.829% 수준이다. 약 두 달 전인 7월 16일(4.210∼6.123%)과 비교해 상단이 0.706%포인트(p), 하단이 0.170%포인트 뛰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3.642%에서 4.795%로 1.153%포인트나 치솟았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채를 포함한 채권시장 금리는 미국과 한국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오르고 있다. 더구나 대출 금리는 연말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과 시장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미국의 잇따른 자이언트 스텝에 대응해 10월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만 빅 스텝을 밟고 11월 베이비스텝으로 돌아가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는 0.75%포인트, 10월과 11월 연속 빅 스텝을 단행하면 1.00%포인트 더 오르게 된다.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시장금리와 그에 연동한 대출금리도 함께 들썩일 수밖에 없고, 기준금리 상승 폭(0.75∼1.00%포인트)만큼만 높아져도 연말께 대출금리는 8%에 바짝 다가설 전망이다. 만약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거의 14년 만의 일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상 6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기준금리 조정에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비중은 78.1%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 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하면, 한은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고 대출금리가 그만큼만 올라도 산술적으로 가계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3조4천323억원(1천757조9천억원×78.1%×0.25%) 늘어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환경에 익숙한 젊은 대출자들로서는 처음 겪는 금융 환경인 만큼 은행 상담 등을 통해 원리금 상환 계획을 합리적으로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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