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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밀리면 절벽이야"…완성차 중견3사, 가성비 카드로 반격 시동

supelta 2023. 3. 2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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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 토레스 전기차 출격 대기…한국GM 트랙스, 美보다 700만원 싸게
신차 없는 르노, 상품 구성 변경으로 가격↓…"일단 시장 점유율 올려야"

전동화 프로젝트 모델 '토레스 EVX'.
쌍용자동차가 토레스의 전동화 프로젝트 모델 '토레스 EVX'. (쌍용자동차 제공) 2023.3.16/뉴스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의 독주였다. 독점에 가까운 시장 구조에 국내 중견 완성차 3사(KG모빌리티·르노코리아·한국GM)는 이를 갈았다. 이들은 가성비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르노코리아·한국GM은 가성비 차종을 연일 출시하고 있다. 쌍용자동차(003620)에서 이름을 바꾼 KG모빌리티는 지난해 토레스 출시로 큰 성과를 보고 있다. 지난 2월 KG모빌리티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9.4% 급증한 6785대로 현대차·기아에 이은 3위 판매량을 기록했다.

 

토레스는 정통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디자인으로도 호평을 받았지만, 중형급 크기에 준중형급의 저렴한 가격 역시 인기 몰이의 주된 요소다. 토레스는 지난달 4813대 팔려 2월 판매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KG모빌리티는 올해 토레스 기반의 전기차 토레스 EVX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데, 중국의 BYD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BYD는 저렴한 LFP 배터리를 사용해 토레스 EVX도 경쟁 전기차 대비 저렴한 가격이 전망된다.

제너럴모터스 한국사업장(한국GM)도 가성비 전략에 나섰다. 지난 22일 출시된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시작 가격은 2052만원부터다. 경쟁 모델인 기아 셀토스·현대차 코나보다 저렴하다. 최하위 트림 가격으로는 경차인 현대차 캐스퍼(2057만원)보다 가격이 소폭 싸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먼저 공개됐는데 미국 시장의 최하위 LS트림은 2만1495달러(약 2760만원), 최상위 RS트림은 2만4995달러(약 3210만원)이다. 국내 가격이 미국 가격보다 적게는 470만원, 크게는 71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 한국GM의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한국GM은 지난 22일 출시 행사 직후 임직원들과 내수 판매 증진을 위한 결의대회도 가졌다. 지난해 한국GM은 국내 시장에서 3만7239대를 판매하면서 국내 판매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 3사 브랜드에서 신차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더 주목받는 경향도 있고, 최근 현대차·기아의 차량 가격이 수입차랑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올랐다. 트랙스는 가격적 매력이 있어 더 잘 팔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2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신차 발표회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공개되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파워트레인은 GM의 신형 1.2ℓ E-터보 프라임 엔진이 탑재됐으며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 토크 22.4㎏·m의 준수한 퍼포먼스를 보인다. 2023.3.2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올해 이렇다 할 신차가 없는 르노코리아에서는 기존 모델의 상품 구성을 달리 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일 출시된 QM6의 부분변경 모델은 중형 SUV임에도 가격이 2860만원부터 시작한다. 가솔린 모델 외에도 LPG모델을 내놓으면서 연료비 부담도 덜었다. 함께 출시된 QM6 퀘스트는 SUV 2열 좌석을 비운 형태로, 취·등록세가 저렴한 화물차로 적용받는다. 경유 차량을 폐지하고 퀘스트 모델을 구입하면 최대 900만원의 정부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9월 중형 세단 SM6의 '필 트림'을 새롭게 내놨는데,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사양들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재구성한 상품이다. 필 트림은 가격이 2744만원으로 기존 LE 트림 대비 94만원 저렴해졌다.

업계에서는 중견 3사의 가성비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은 충분히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최근 경기침체·고금리 등을 이유로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시장 점유율은 88.6%를 차지했다.

다만 가성비 모델은 차량 1대당 수익은 떨어지는 상품이라는 의미도 포함한다. 낮춘 가격만큼 판매량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손해가 날 수 있다. 저가 차량을 판매하면 브랜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이다. 향후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고급 차종을 내더라도 '저가 브랜드'로 낙인 찍힌 이후에는 판매가 쉽지 않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소형급 모델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수익률이 떨어지게 된다. 이 부분은 고민일 것"이라면서도 "일단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올려놔야 현대차·기아와도 싸움이 된다. 중견 3사의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는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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