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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 탈 수 있는 첫 디펜더, 부족한 평탄화는 아쉬워
-이탈각 줄어도 오프로드 성능은 여전
랜드로버의 상징인 디펜더가 새로운 선택지를 더했다. 리어 오버행을 340㎜ 늘린 디펜더 130이 주인공이다. 새 디펜더는 키운 차체에 맞춰 제품 최초로 8개의 좌석을 얹어 공간활용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차명에 기존 롱바디인 110보다 20이 큰 130이 붙은 이유다. 하지만 누군가는 커진 체격을 두고 "디펜더만의 오프로드 성능을 해치지 않을까"란 우려를 보낸다. 이에 수입사는 보란 듯이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오프로드 체험장에서 디펜더 130을 소개했다.
▲달라진 비례감, 확 커진 실내
디펜더의 외관은 과거 디펜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최신 디자인이 돋보인다. LED를 쓴 헤드램프와 탄탄한 볼륨을 더한 펜더, 개성을 강조하는 플로팅 디자인 등이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130의 핵심인 측면은 후드 끝부터 A~C필러까지 110과 동일하다. 그러나 리어 오버행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비례감이 달라졌다. 확실히 뒤쪽에서 무게감이 느껴지는 조형성이 드러난다. 뒤쪽이 길어진 만큼 체격도 많이 달라졌다. 디펜더 130의 접근각과 이탈각은 각각 37.5°, 28.5°로 110과 접근각은 동일하지만 이탈각은 11.5° 줄었다. 디펜더를 나타내는 요소 중 하나인 지붕 모서리의 알파인 라이트 윈도우가 사라진 점도 아쉽다. 후면부는 차체 색과 동일한 스페어 타이어 커버를 장착했다.
실내 역시 앞좌석과 2열 좌석의 구성이 디펜더 110과 동일하다. 그러나 3열 좌석이 생기면서 2+3 형태에서 2+3+3로 좌석 배치가 바뀌었다. 그럼에도 2열과 3열 좌석은 경기장 좌석에서 영감을 얻은 랜드로버 고유의 스타디움 스타일을 반영해 시야가 넓다. 특히 3열은 1,200㎜의 전체 폭과 804㎜의 레그룸을 갖춰 성인도 어렵지 않게 앉을 수 있다. SUV보다 MPV의 느낌이 짙은 이유다.
적재공간은 3열 좌석을 펼친 상태에도 소형 SUV보다 조금 작은 389ℓ의 공간을 기본 제공한다. 좌석은 4:2:4 비율로 나눠 접을 수 있으며 적재는 3열을 접으면 1,232ℓ, 2열까지 모두 접으면 2,291ℓ까지 가능하다. 다만 평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매트 없이 차박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편의품목은 11.4인치 커브드 글라스 스크린, 피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12.3인치 대화형 운전자 디스플레이, 무선 업데이트(Software-Over-the-Air) 기능 등을 갖췄다.
▲여전한 야성의 매력
동력계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포함한 인제니움 직렬 6기통 3.0ℓ 형식의 가솔린과 디젤의 두 가지 엔진 중 고를 수 있다. 시승차는 디젤 엔진을 얹어 최고 300마력, 최대 66.3㎏·m를 낸다. 6기통인 만큼 부드러우면서도 0→100㎞/h 가속을 7.5초에 끝낼 정도로 호쾌한 동력을 제공한다. 8단 자동 변속기는 2.7t에 이르는 차체를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험로 주행을 위한 2단 트랜스퍼 박스도 존재감이 크다.
시승은 오프로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디펜더의 성능을 알아보기엔 최적의 조건이다. 변속 레버를 중립에 놓고 4륜 로우 기어로 전환한 후 지상고를 높였다. 디펜더 130에 기본 장착한 에어 서스펜션은 전륜 71.5㎜, 후륜 73.5㎜를 들어 올려 지상고를 최고 430㎜까지 높일 수 있다. 모니터는 오프로드 주행 상황을 볼 수 있도록 설정하고 준비를 마쳤다.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따라 차가 가장 먼저 진입한 곳은 물이다. 수심 60㎝의 고인물을 디펜더는 유유히 지나갔다. 지상고를 높인 데다 흡기 시스템 자체도 높게 배치해 엔진 침수 걱정이 없다. 바닥에 자갈이나 흙이 깔려있는 상태였지만 네 바퀴의 구동력이 적절히 전달되면서 거뜬하게 주행한다.
디펜더 90
이어 35도 경사의 가파른 오르막 코스가 나타났다. 사람이 걸어서 오르기도 벅찬 기울기다. 높이는 7m 남짓. 게다가 앞차들이 바닥을 적셔놓았기 때문에 미끄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디펜더는 능숙하게 올라갔다. 네 바퀴에 효과적으로 구동력을 공급했고 출력도 넉넉했기에 가능했다. 바로 이어진 내리막에선 저속 유지 시스템이 작동해 별도의 브레이크 조작 없이도 천천히 내려올 수 있었다.
디펜더 90, 110
잠시 숨을 고르고 오프로드 주행 모드를 머드로 바꾼 뒤 진흙탕에 들어섰다. 예상대로 바퀴는 진흙을 밟기 시작하면서 헛돌기 시작했다. 시승차가 험로주파용 타이어를 끼우지 않았기 때문에 스핀이 더 심했다. 그러나 가속 페달을 적절히 밟아가자 디펜더는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어느덧 차는 앞 유리까지 흙을 잔뜩 튀고 있었다.
이어진 락 크롤 구간에서는 불규칙한 바위 표면과 경사로 인해 1~2개의 바퀴가 허공에 떠 있는 순간이 잦았다. 그러나 디퍼렌셜 장치 덕분에 쉽게 돌파했다. 지면과 닿은 바퀴에 구동력을 집중해 효과적으로 탈출할 수 있다. 차체의 높은 강성도 돋보였다. 차체가 비틀리는 느낌이 전혀 없지 않았지만 자세를 바로 잡고 다시 봤을 때 이상을 느끼진 못했다.
이어지는 코스는 다시 도강이다. 계곡을 오가는 시승코스답게 입수가 잦았는데, 이번엔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이 85㎝에 이른다. 사람이 건너려고 해도 물살이 쎌 경우 위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차가 물에 들어가자 확실히 깊은 수심을 볼 수 있었다. 창문을 열고 손을 뻗으면 물에 닿을 것 같았다. 문틈 사이로 물이 스며들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한 방울도 들이치지 않았다. 모니터를 통해 수심을 살필 수 있다는 점도 안심이 됐다.
마지막은 측경사가 30도에 이르는 대형 범피 코스다. 옆 창문으로 지면이 눈에 들어올 만큼 가파른 경사다. 차체의 무게 중심이 제법 높아 위태로울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쉽게 버티면서 코스를 빠져나갔다. 락 크롤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바퀴가 지상에서 멀어지기도 했지만 문제될 건 없었다. 손해를 볼 것 같았던 이탈각의 감소도 막상 오프로드를 경험해보니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온로드 시승은 지상고를 낮추고 주행모드를 변경한 후 와인딩 중심으로 진행했다. 짧은 시승이지만 굽잇길이 많은 강원도의 특성상 높은 주행 성능을 요구한다. 그러나 디펜더에는 '어댑티브 다이내믹스'라는 무기가 있다. 주행 상황에 따라 차체의 반응을 예측해 롤링과 피칭을 제어한다.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한 탓에 무른 하체를 지녔지만 롤링 억제력이 제법 강해 역동적인 코너링을 돕는다. 노면을 초당 500회 살피며 감쇠력을 조정하는 서스펜션도 인상적이다. 디펜더가 포장도로에서도 유연하게 달릴 수 있는 이유다.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다인승 모빌리티
디펜더 130은 공간 확장을 통해 보다 더 많은 인원이나 물건을 실을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두 대가 나눠서 즐기는 오프로드의 스릴을 한 대로 가능하게 한다. 오프로드에서의 다재다능함을 더욱 강조할 수 있는 새로운 모빌리티로서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격은 가솔린 P400 X 다이내믹 HSE 1억4,217만원, 디젤 D300 X 다이내믹 HSE 1억3,707만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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