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현대자동차

판 흔드는 현대차, 올해 세계 톱3 굳힌다

supelta 2022. 9. 1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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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로 賞 휩쓸며 글로벌 시장서 질주

LA오토쇼 홀린 전기차 '세븐' - 현대차그룹이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양적, 질적으로 약진하며 자동차 산업의 기존 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미국 LA 오토쇼에서 관람객들이 현대차가 최초 공개한 대형 전기 SUV 콘셉트카 ‘세븐(SEVEN)’을 보기 위해 몰려온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보스턴컨설팅그룹은 15일 발표한 ‘세계 50대 혁신 기업’에 현대차를 선정했다. 현대차의 전체 순위는 테슬라(5위)·도요타(21위)에 이은 33위로 미국 대표 자동차 기업 GM(42위)과 포드(43위)를 앞질렀다. 이뿐이 아니다. 현대차·기아는 올 상반기 판매량이 도요타·폴크스바겐 다음인 3위에 올랐다. 이 추세라면 2010년 글로벌 5위를 달성한 지 12년 만, 정의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지 4년 만에 ‘글로벌 빅3′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에선 작년부터 엔진의 제왕 일본 혼다를 제쳤고, 유럽에선 올 상반기 르노그룹을 제치고 폴크스바겐·스텔란티스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비(非)유럽 브랜드가 ‘유럽 빅3′에 든 것은 도요타도 하지 못한 일이다.

미래차 패권을 좌우할 전기차 시장에서도 현대차는 테슬라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를 앞세워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2위에 올랐고, 전 세계의 권위 있는 자동차상을 휩쓸었다. 자동차 산업의 대전환기를 맞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현대차 특유의 강점이 발휘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들 전화 돌릴 때, 발로 뛰며 반도체 구해

현대차·기아는 올해 반도체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하는 데 그쳤다. 도요타(-6%), 폴크스바겐(-14%), 스텔란티스(-16%), GM(-18.6%) 등 글로벌 메이저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반도체 구하기 전쟁에서 특유의 돌파력을 발휘한 결과다. 최근 현대차 체코 공장을 방문한 정만기 자동차 산업협회장은 폴크스바겐 공장은 반도체가 부족해 가동이 중단됐는데도 현대차 공장은 차질 없이 가동되는 데 대해 깜짝 놀랐다고 한다. 정 회장은 “다른 경쟁사들은 전화로 반도체를 주문하고 안 되면 기다렸지만 현대차는 업체를 직접 찾아가 반도체를 구해온 게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특히 전 세계 공급망에서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여러 반도체 부품을 조달했다. 특정 반도체가 부족해 공장 가동을 멈춘 해외 부품사들을 찾아가 남아도는 반도체를 구매하는 식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조달해왔다.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조달해온 반도체를 조합해 필요한 부품을 생산한 것이다.

◇전기차에서 테슬라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는 빠른 충전 속도와 긴 주행거리로 경쟁 전기차를 압도하며 올 초부터 ‘세계 올해의 차’ ‘북미 올해의 차’ ‘유럽 올해의 차’ ‘독일 올해의 차’ ‘영국 올해의 차’ 같은 최고 영예 상을 휩쓸고 있다. 하이브리드의 승리에 취한 도요타를 단숨에 앞질렀다. 블룸버그는 지난 6월 ‘미안해요, 일론 머스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전기차는 아이오닉5와 EV6″라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수소차에 집중하느라 전기차는 늦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투트랙’ 전략이었다. 현대차는 2017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했다. 당시 전기차용 플랫폼을 개발한 전통 차 업체는 폴크스바겐 외에는 거의 없었다. 박정규 한양대 겸임 교수는 “현대차는 앞서 전기모터·배터리를 엔진과 동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 기술을 독자 개발했고, 그 내공으로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자동차의 ‘기본기’인 성능과 내구성, 그리고 디자인에서도 글로벌 톱 수준으로 올라왔다. 지난 2월 미국 JD파워는 자동차 내구성 평가에서 기아 1위, 현대차 3위, 제네시스 4위로 평가했다. 정의선 회장이 2015년 세계 3대 고성능차 엔지니어 알버트 비어만 전 현대차 사장을 삼고초려 끝에 영입해 고성능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것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1974년 현대차가 최초로 독자 개발한 자동차 ‘포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이오닉5는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에 꼽혔다. 오원석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은 “전기차 시대 개막, 미국의 공급망 재편 등 지금 같은 산업의 대전환기에는 어떤 변화에도 빠르게 대처하는 ‘현대 스피드’ 경영이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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