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라렌, GT
[데일리카 신종윤 기자] 맥라렌 GT는 슈퍼카 제조사 맥라렌에서 선보인 그랜드 투어러 모델이다. 뛰어난 주행성능을 바탕으로 장거리 운행을 빠르고 쾌적하게 할 수 있는 그랜드 투어러는 멋과 성능, 여유가 한데 어우러진 럭셔리카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맥라렌, GT
이처럼 차량을 평가하는 모든 항목에서 최고수준에 도달해야하는 그랜드 투어러에 부합하기 위해, 맥라렌 GT 역시 모든 이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화려한 외관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성능, 확장된 공간활용성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한다.
맥라렌, GT
먼저, 전면을 살펴보면 낮은 앞코와 공격적인 디자인의 헤드램프가 눈길을 끈다. 통상적인 그랜드 투어러들이 차체 전면에 엔진을 싣는 것과 달리 맥라렌 GT는 차체 중앙에 엔진을 배치한 미드십 차량이다. 이로인해 차체 전면의 실루엣을 낮게 유지하는 한편 공격적인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
맥라렌, GT
GT의 헤드램프를 감싼 주간주행등은 맥라렌 로고를 형항화한 디자인으로 단순하면서도 상징성이 담긴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맥라렌의 다른 모델들 대비 헤드램프의 위치가 높고 범퍼 역시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효과가 있는데 이는 형제 모델들과 달리 면이 강조되고 여유로움을 강조한 디자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맥라렌, GT
측면을 보면 미드십 차체 특유의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승객석 뒤에 위치한 엔진 배치로 인해 도어에서부터 뒷바퀴의 거리가 길게 빠져 있으며, 세로로 길게 펼쳐진 에어 인테이크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소형 보트가 연상되는 유려한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맥라렌, GT
도어를 열면 마치 날개를 펼치는 듯 옆과 위로 올라가는 다이히드럴 도어가 눈길을 끈다. 도어 캐치를 누른 뒤 문짝을 살짝 젖혀주면 유압 실린더의 도움으로 가볍게 문을 들어올릴 수 있다.
맥라렌, GT
후면을 보면 얇은 선으로 표시된 테일램프가 인상적이다. 제동등과 방향지시등이 하나의 선 안에서 함께 표시되며 램프 주변을 비롯한 차체 하단부는 냉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얇은 망으로 마감이 됐다. 테일램프 주변 프레임은 창 끝이나 금강저를 보는 듯 디자인 감각이 신선하다.
맥라렌, GT
지면에 닿을 듯 가깝게 내려앉은 리어 디퓨저와 커다란 크기의 머플러가 이 차의 성격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넓은 사이즈의 광폭 타이어 역시 차의 존재감을 더욱 과시하는 부분이다.
맥라렌, GT
실내로 들어가면 GT의 성격을 강조하는 듯 지붕에 일렉트로크로믹 루프 패널을 사용해 개방감을 높였다. 해당 루프 패널은 터치를 통해 명암을 조절할 수 있으며 투명도를 5단계에 걸쳐 설정할 수 있다는 게 제조사의 설명이다. 여기에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의 얇은 시트 구성은 운전자의 자세를 완벽하게 지지함은 물론 노면의 각종 정보들을 가감없이 확인할 수 있다.
맥라렌, GT
엔진 스타트 버튼과 파워트레인, 핸들링 조작부를 거쳐 하단에는 변속기 버튼이 마련됐다. 통상적인 자동차들의 경우 구동 레인지 순서가 PRND로 구성되는 한편 GT는 DNR 순서로 배치돼 차량 조작 시 버튼 위치를 수시로 확인하게 했다. 또한 주차 상황에서는 파킹(P) 레인지가 별도 존재하지 않아 중립에 놓은 뒤 전자식 사이드 브레이크를 작동해야 한다.
맥라렌, GT
발 공간은 고성능 미드십 차량 구성답게 매우 좁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운동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채택된 미드십 구조 플랫폼은 차량 앞바퀴 휠하우스가 발 공간 바로 옆에 있어 발이 움직일 수 있는 여유공간이 넓지 않다. 풋레스트 뿐만 아니라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의 간격 역시 좁은 관계로 폭이 좁은 드라이빙 슈즈가 필요하다는 인상이다.
맥라렌, GT
GT의 특징 중 하나인 뒤쪽 트렁크다. 일반 슈퍼카들의 경우 미드십 차체의 상징과도 같은 엔진룸이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는데, GT의 경우 엔진 위에 커버를 씌우고 공간을 확장해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트렁크 주변을 감싼 마감재는 탄소섬유 소재로 차량 경량화에 일조한 모습이다.
맥라렌, GT
체급은 다르지만 포르쉐 카이맨과 비슷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엔진을 차체 중앙에 숨겨 놓고 앞 뒤로 모두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GT의 트렁크 공간은 최대 185cm 길이의 짐을 실을 뿐 아니라 420L 수준의 짐을 실을 수 있다.
맥라렌, GT
GT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동 트렁크를 사용했다. 높게 솟은 트렁크 도어를 손쉽게 닫을 수 있도록 작동 편의성을 높였다. 주변 패널 역시 탄소 섬유 소재가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맥라렌, GT
마찬가지로 차체 전면 또한 트렁크로 사용할 수 있다. 프렁크의 경우 150L 용량을 확보해 작은 캐리어 정도라면 무리없이 적재가 가능하다. 뒤쪽 트렁크 공간과 프렁크 공간을 모두 활용할 경우 최대 570L에 달하는 적재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용량만으로 보았을 때는 어지간한 세단 이상, SUV 수준에 달하는 용량이다.
맥라렌, GT
실내로 들어가면 바워스앤윌킨스 스피커로 음악감상을 할 수 있다. 다만 존재감 넘치는 엔진으로 인해 음악을 제대로 듣기는 쉽지 않은데 이때 바워스앤윌킨스 스피커는 1200와트 출력으로 무리없이 엔진 소리를 지워버릴 수 있다. 스피커 커버 역시 맥라렌의 로고 디자인이 사용됐다.
맥라렌, GT
촘촘한 스포크가 인상적인 뒷바퀴 역조 휠은 그랜드 투어러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우아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타이어는 피렐리 피제로가 사용됐으며 의외로 앞 뒤 사이즈 모두 과격한 분위기는 아니다. 앞 225/35 ZR20, 뒤 295/30 ZR20 사양이 장착됐다.
맥라렌, GT
본격적으로 차를 몰아보면 아무리 일상용도에 적합하다고 해도 여전히 낮고 단단한 하체 반응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등 뒤에서 사운드와 진동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V8 엔진의 존재는 일반적인 승용차에 익숙하다면 금세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럼에도 이런 장르를 타는 이유는 무엇일까. 속도를 높여보면 알 수 있다.
마치 레이스카의 세팅을 양산차에도 그대로 적용한 듯 기계적인 작동감이 인상적이다. 출력을 쏟아내기 위해 회전수를 높이는 터빈 소리와 스풀업이 이뤄짐과 동시에 폭발하듯 튀어 나가는 차체가 운전자를 절로 집중시킨다. 본격적인 슈퍼스포츠보다 그랜드 투어러를 지향한다고 했지만 어디까지나 지향일 뿐, 맥라렌의 DNA와 근본은 슈퍼스포츠에 있다.
맥라렌 GT는 4.0L V8 트윈터보 엔진을 통해 최고출력 620마력, 최대토크 64.3kgm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7단 듀얼클러치를 맞물렸으며 출력은 오로지 뒷바퀴로만 전달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2초, 200km/h까지는 9.0초가 소요된다. 최고속도는 326km/h다. 파워인플레 시대에 600마력이 크게 인상적인 수치가 아닐 수 있어도 퍼포먼스에서 만큼은 여전히 눈이 번쩍 뜨이는 수치들을 보여준다.
맥라렌, GT
여기에 파워트레인과 핸들링 반응성을 높이면 계기판 그래픽이 변경되며 배기사운드 소리가 커진다. 또한 뇌와 손끝이 스티어링휠을 통해 앞바퀴에 까지 연결된듯 즉각적인 핸들링 반응성을 보여준다. 특히 왼발 바로 옆에 위치한 앞바퀴는 기민한 반응성으로 시승 내내 놀라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맥라렌, GT
그랜드 투어러를 표방하는 모델답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마련됐다. 하지만 차선유지보조 및 앞차와의 거리 유지 등은 지원되지 않으며 단순히 정속주행기능만을 제공한다. 대신 레버 측면으로는 차량 리프트 버튼이 마련돼 높은 방지턱과 경사로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맥라렌, GT
맥라렌 GT를 시승하기 전 그랜드 투어러를 표방하는 모델인 만큼 안락한 승차감과 럭셔리카, 고성능 차로서의 기대감이 동시에 존재했다. 하지만 이 차는 일상의 영역과 거리가 멀다. 슈퍼카 DNA를 바탕으로 레이스카의 감성도 확인할 수 있다. 그랜드 투어러들이 데일리 용도에 위화감이 없는 것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공간활용성을 높인 것만으로 그랜드 투어러의 까다로운 기준에 부합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슈퍼카 카테고리 내에서 수납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약간의 일상 접근성을 가미한 모델이 필요하다면 바로 이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전히 슈퍼카의 멋과 성능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가격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맥라렌 GT의 판매가격은 2억 8200만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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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shin@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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