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쌍용자동차

가성비・완성도로 무장한 ‘토종 디펜더’…패밀리・캠핑용 ‘강추’ [시승기-쌍용차 토레스]

supelta 2023. 2. 13.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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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무쏘의 후계자…디자인은 발군
시동 걸고 초기 주행속도도 10% 빨라
버튼리스 디지털 인터페이스 마음에 쏙
거대한 적재공간…2열 접으면 ‘1662ℓ’

쌍용차 토레스
토레스. [쌍용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세계적인 오프로더 명가로는 ‘레인지로버’가 대표적이지만, 한국에는 국산 오프로더의 명가 ‘쌍용자동차’가 있다. 무쏘, 코란도, 렉스턴 등 쌍용차가 선보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는 인기를 끌었고 꾸준하게 팔렸다. 특히 넘치는 힘과 탄탄한 주행감은 산이 많은 한국의 지형에 특화한 상징이 됐다. 사륜구동이 흔하지 않던 시절, 눈이 무릎까지 쌓인 대관령 고개를 쌍용차만 넘었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화자 될 정도다.

토레스는 한동안 부침을 겪은 쌍용차가 오프로더 명가 부활을 위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토레스 출시 당시 쌍용차가 내놓은 슬로건도 ‘진짜가 돌아왔다(The real is back)!’였다. 과거 코란도와 무쏘가 쏘아 올린 토종 오프로더의 매력을 다시 선보이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여기에 현대적인 감성을 추가하고, 4인 가족이 함께 탈 수 있는 넓은 실내와 거대한 수납공간을 갖춰 코로나 이후 캠핑과 레저를 즐기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전략이 돋보인다.

 

최근 토레스를 타고 서울 3호선 경복궁역에서 경기도 이천시청까지 왕복 약 150㎞ 거리를 달렸다. 시승차는 지난해 7월 판매를 시작한 토레스 가솔린 모델이었다. 쌍용차는 가솔린 모델 외에도 LPG와 가솔린 연료를 함께 쓰는 LPG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난 1월 출시해 함께 판매 중이다.

처음 마주한 토레스는 그야말로 ‘한국적’이었다. 경복궁역 인근 다양한 한옥 형태의 매장과 잘 어울렸다. 특히 강한 선과 넓은 등판을 지닌 토레스의 디자인은 원목과 벽돌로 지어진 건물들 사이에서 더 빛이 났다. ‘강인한 모던함’이라는 디자인 방향성의 의도가 잘 느껴지는 위치 선정이었다.

쌍용차는 토레스의 전면부에 풍부한 볼륨감을 부여했다. 외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도 짧고 반복적으로 세로 격자로 설계한 라디에이터였다. 그 아래에는 스키드 플레이트 일체형 범퍼를 적용해 차분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완성했다. 하체까지 깊게 연결된 안개등 역시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쌍용차 토레스
토레스 실내 인테리어. [쌍용차 제공]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났다. 강인함에 매료된 상태에서 차에 올랐다. 실내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건 대시보드였다. 기존 다른 차량과 넓지 않지만, 운전석에 앉은 채로도 전방의 상황이 한눈에 들어왔다. 차량을 인도한 쌍용차 관계자는 “별이나 바다를 보러 가는 데 있어서 토레스만큼 좋은 차량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절제된 실내 인테리어에는 엄지를 치켜세울 수밖에 없었다. 물리 버튼을 최소화하고,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세련된 느낌까지 선사했다. 갈색 가죽으로 마감된 운전대를 포함한 내부 재질은 특히 고급스럽진 않았지만, 저렴한 느낌도 나지 않았다. 적은 버튼에 정갈한 내장재가 더해지면서 거슬리는 부분이 없었다.

쌍용차는 이를 ‘버튼리스 디지털 인터페이스(Button-less Digital Interface)’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동화 브랜드로 전환을 추구하는 KG그룹의 철학에 맞춰 인터페이스를 첨단화한 것이다.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부터 올드카에 익숙한 세대를 아우르는 수요를 만족시키려는 의도다. 보기도 좋지만, 각종 기능을 조작하는 과정에서도 사용자를 배려한 노력이 보였다.

적재공간도 넉넉했다. 특히 2열 시트를 접으면 1662ℓ의 거대한 공간이 만들어진다. 캠핑이나 차박 등 레저 활동에도 충분하다. 기본 적재공간은 703ℓ다. 2열을 접지 않아도 적재공간에는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여행용 손가방) 4개를 수납하고도 남는다. 가족이 먼 여행을 떠날 때 많은 짐을 싣거나 여행용 캐리어를 쌓기에도 여유로운 구성이다.

시동 키를 누르고, 주행(D) 상태로 전환해 바퀴를 굴렸다. 속도계가 시속 50㎞에 도달하는 시간이 다른 가솔린 차보다 훨씬 빠르게 느껴졌다. 실제 쌍용차는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e-XGDi150T)을 채택하면서 출발 가속성능을 10% 향상시켰다. 큰 덩치의 SUV는 굼뜨리란 예상을 뒤엎은 반전이었다. 주행하는 내내 느낄 수 있는 속도의 즉각적인 변화에서도 SUV답지 않은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쌍용차 토레스
토레스 내부 실내 공기 청정기. [쌍용차 제공]

승차감과 주행질감은 고속도로에 오르면서 돋보였다. 몇 차례 가속 구간에서도 묵직하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고속 영역에서는 한계가 느껴졌다. 시속 100㎞를 웃돌면 출력 저하가 느껴졌다. 피스톤의 차이가 크지 않더라도 제원상 마력이 더 큰 경쟁모델보다 추월 가속이 버거웠다. 일상 주행에서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이 고속에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왕복 150㎞를 주행한 이후 확인한 연비는 10.3㎞/ℓ였다. 쌍용차가 밝힌 복합 연비(11.2㎞/ℓ)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준수한 편이다. 더 높은 연비를 얻고 싶다면 LPG 하이브리드 모델도 좋은 선택지다. 지난달 10월 토레스 LPG 하이브리드 출시가 시작된 후, 전체 토레스 판매량에서 LPG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8% 수준이다. 그만큼 고유가 시대에 연비를 챙기려는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로 읽힌다. 쌍용차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LPG 하이브리드 모델이 많이 팔려 내부에서도 기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쌍용차가 토레스에 기대하는 바는 크다. 완성차 산업이 전동화로 바뀌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KG그룹이라는 든든한 우산을 얻었기 때문이다. 토레스를 ‘오프로더 명가’ 쌍용차의 상징인 무쏘, 코란도를 나란히 배치해 홍보한 전략도 같은 맥락이다. 토레스가 성공해야 후속 모델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도 분명하다.

높은 가성비 덕분에 판매가 꾸준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토레스는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반년간 누적 판매량 2만2484대를 기록했다. 획기적인 수치다. 판매가격은 2800만원(T5)부터다. 이보다 성능이 좋은 T7은 개별소비세 5% 적용 기준 3138만원부터다. 공간과 디자인, 성능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는 따라올 모델이 없다. 과제는 쌍용차라는 브랜드의 입지 강화다. KG모빌리티로의 변신이 기대되는 이유다.

쌍용차 토레스
토레스 미디어 시승회 전시차량. [쌍용차 제공]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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