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현대자동차

껑충 성장한 상품성, 현대 코나

supelta 2023. 2. 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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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코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만남이었다. 갑자기 내린 폭설 때문이다. 시승 일정이 바뀌어 원래 참석하려던 동료 대신 2세대 코나를 먼저 경험하게 되었다. 싫지만은 않았다. 계획형 성향과는 거리가 멀어 ‘급만남’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지만, 코나의 실제 모습을 보고 싶었던 참이었다. 공식 사진에서 보여준 매력이 실물에서도 그대로일지 궁금했던 까닭이다. 성능과 차체 크기와 파워트레인 구성 등 어떤 정보도 알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 돌아온 코나를 선입견 없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현대 코나

시승 출발지인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을 향해 서둘러 집을 나섰다. 시승 전에 디자인을 제대로 살펴보고 싶어서 평소보다 조금 서둘렀다. 스튜디오 문을 열자마자 눈에 띄는 차는 역시 코나였다. 가장 좋은 자리를 꿰차고 이제 막 나온 따끈따끈한 신차라는 사실을 자랑하고 있었다. 2세대 코나의 첫인상은 사진으로 봤을 때 느꼈던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프랑스 출신의 2인조 일렉트로닉 뮤직 듀오 다프트 펑크의 헬멧을 보는 듯 매끈하면서 미래지향적이다. 예쁘기는커녕 괴기스러운 분위기까지 풍겼던 1세대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현대 코나

그런데 측면으로 시선을 옮기면 정리 정돈이 조금 덜 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앞뒤는 조약돌처럼 어느 곳 하나 모난 곳이 없는데 옆면은 날카로운 선으로 여기저기 칼집을 냈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둥근 과일인데 가까이 다가가면 울퉁불퉁한 파인애플을 보는 듯하다.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에서 벗어나기 위한 설정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조금 어수선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단 전체적인 형상과 비율이 좋아서 디자인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수평형 LED 램프 역시 예쁘고.

현대 코나

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서면 친숙한 디자인이 운전자를 맞이한다. 좌우를 가로지르는 수평형 대시보드와 그 위에 놓인 길쭉한 디스플레이, 운전석과 조수석을 나누는 두터운 센터 터널은 현대차의 기본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 로고가 사라진 스티어링휠도 이제 어색함이 덜하다. 남들과 똑같은 디자인이 싫은 고객을 위한 옵션도 마련되어 있다. 20만원을 추가해 ‘컬러 패키지’를 더하면 보다 개성 넘치는 포인트 컬러로 실내를 꾸밀 수 있다. 시승차에는 세이지 그린 시트와 라임 컬러 포인트가 적용되었는데, 지루하지 않고 신선한 분위기가 물씬한 색깔 조합이 퍽 마음에 들었다.

현대 코나

안팎 디자인을 모두 살피고 살짝 심심해지려던 찰나에 때마침 시승할 차례가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냉큼 주차장으로 내려가 키를 받아 들었다. 현대 로고 모양 스마트키는 생김새도, 그립감도 나쁘지 않다. 시동을 걸고 시트 포지션과 미러를 조정하기 시작했다. 시트를 내 몸에 맞추고 출발하려는데 코나는 아무 반응이 없다. 바보같이 스타트 버튼을 한 번 더 눌러 시동이 꺼진 상태였다. 정차 중 엔진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어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2세대 코나의 슬로건은 ‘룰 브레이커’. 차급을 뛰어넘는 상품성을 자랑하기 위한 표현인데, 정차 중 정숙성 하나만큼은 룰 브레이커가 확실했다. 시작이 좋았다. 하지만 출발과 동시에 실망하고 말았다. 경사를 올라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가는데, 생각지도 못한 엔진 소음이 실내로 들이쳤다. 속도를 높이면 스멀스멀 올라오는 노면 소음도 거슬리긴 마찬가지. 분명 기존보단 나아졌지만 소형 SUV라는 한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현대 코나

룰 브레이커에 걸맞은 반전은 없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있다. 승차감은 확실히 여느 소형 SUV와 비교를 거부한다. 기존 1세대 코나는 SUV의 편안함보단 소형 해치백의 운전 재미를 좇았다. 서스펜션은 단단하게 조이고, 1.6 가솔린 터보 엔진에 듀얼클러치를 짝지어 빠른 변속을 통한 짜릿한 가속을 추구했다. 2세대는 SUV라는 장르에 보다 더 잘 어울리는 세팅으로 돌아왔다. 스포티한 맛은 덜해도 신경질적이지 않아 일상 주행은 물론 장거리 여행에도 부담이 적다. 듀얼 클러치 대신 자동 8단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변속 속도는 조금 더디지만 저속 꿀렁거림과 변속 충격을 지워 안락한 승차감을 높였다.

현대 코나

크기도 한층 여유롭다. 차체 길이, 너비, 높이 모두 1세대의 수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특히 2세대 코나의 전장은 4350mm로 이전 모델보다 145mm 더 길다. 실내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는 60mm 늘어난 2660mm에 달한다. 투싼보다 95mm 짧을 뿐이다. 덕분에 2열을 보다 넓게 뺄 수 있었다.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까지 마련해 성인 4명이 타고 여행을 떠나도 무리가 없다. 비좁았던 트렁크 또한 여유를 찾긴 마찬가지. “소형 SUV도 SUV냐?”라고 빈정거렸던 사람들도 2세대 코나를 마주한다면 쉽게 무시할 수 없을 테다.

현대 코나

 

현대 코나

코나는 차급을 뛰어넘는 상품성 달성을 목표로 변화보단 진화에 가까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문제는 가격이다. 2세대 코나의 가격도 차급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가장 상위 트림에 추가 옵션을 모두 더하면 확실히 비싸다. 하지만 최대한도를 정하고, 차급에 어울리는 옵션으로 구성한다면 코나의 가격은 꽤 합리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소형 SUV로 한 체급 위 모델에서 누릴 수 있었던 여유를 즐길 수 있으니까. 상위 트림, 풀 옵션 모델은 경제적 여유는 있지만 아담하고 예쁜 SUV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다. ‘코나=3500만원’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다.

FOR 펑키한 디자인, 넓은 실내공간, 편안한 승차감
AGAINST 구매 예산이 3000만원 이상이라면 꼭 코나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글 이현성 사진 현대차

현대 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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