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현대자동차

아이오닉5·EV6와 형제 차인데…제네시스의 아픈 손가락 GV60

supelta 2023. 1. 1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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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 호평이지만…지난해 5693대 판매 사실상 그룹내 최저
고급 브랜드 내 모호한 차급…"젊은 매니아층에 특화해야"

GV60
제네시스 '2023 GV60’(제네시스 제공) 2022.12.16/뉴스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2년 연속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하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그러나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의 판매량은 아쉬운 수준이다.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현대차 아이오닉5·기아 EV6가 높은 판매량을 보이는 것과 달리 브랜드에 어울리지 않는 차급, 아쉬운 디자인이 발목을 잡고 있다.

16일 카이즈유 데이터의 2022년 자동차 등록데이터에 따르면 국산 승용차 브랜드 중 제네시스는 13만3060대를 판매하면서 기아(47만497대), 현대차(39만4289대)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서도 선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량은 5만6410대로 2년 연속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5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것은 2016년 제네시스가 미국에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이같이 잘 나가는 브랜드와 달리 제네시스 GV60의 국내 판매량은 아쉬운 수준이다. 지난해 GV60 판매량은 5639대로 5000대선에 그쳤다.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기아 스팅어(3167대)를 제외하면 가장 적은 판매량이다. 스팅어가 단종을 예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그룹 내 가장 적은 판매량이다.

그룹 내 같은 차급 전기차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5가 2만7399대, 기아 EV6는 2만4852대를 기록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도 한참 모자란다.

GV60은 제네시스 브랜드 내에서 기념비적인 차량이다. 2021년 출시된 GV60은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첫 모델이면서 제네시스 내 첫 전기차다. 제네시스의 디자인 정체성인 '역동적인 우아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쿠페형 SUV 차량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51㎞에 달할 정도로 준수하다.

해외에서는 호평 일색이다. GV60은 자동차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2023 북미 올해의 차(NACTOY)의 최종 후보에 올랐다. 형제 차인 기아 EV6에 밀려 수상은 실패했지만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점도 높게 평가할 만하다.

GV60은 유럽의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인 별다섯을 획득하고 지난해 세계 3대 디자인 상 중 하나인 레드닷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 분야 본상을 받으면서 안전과 디자인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오히려 디자인 측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GV60은 전기차 모델로만 출시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의 그릴이 없는 형태로 디자인됐다. 제네시스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크레스트 그릴의 부재는 미래차로서의 이미지를 부여하는 대신 고급스러움은 다소 낮췄다는 평가다.

준중형 SUV라는 모호한 차급도 판매량을 끌어내린 요소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구매하는 소비층은 중형급 이상의 큰 차종을 원하는데, GV60은 넓은 휠베이스와 달리 외관은 콤팩트한 분위기를 풍긴다.

여기에 제네시스는 지난해 3월 상위 모델인 GV70의 전기차 라인업을 추가했다. 고급 브랜드의 전기차 SUV를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GV60보다 GV70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GV60 자체가 크지 않아서 제네시스가 갖고 있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에서 거리가 있다"며 "제네시스를 구매할 수 있는 소위 돈이 있는 소비자들은 GV70급 이상의 모델을 끌기 원할 것"이라고 봤다.

GV60이 다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고급 브랜드 내에서도 벤츠 C클래스·BWM MINI 같은 소형 차종은 2030 젊은 소비층을 겨냥하면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귀여운 외관 또는 현대적인 옵션을 추가하거나 벤츠의 AMG·BMW의 M브랜드 같은 소위 '달리는 맛'이 있는 차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GV60 같은 고급브랜드 내 작은 차종은 단순히 상위 모델의 축소 개념으로 차를 제작하면 팔리지 않는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지면서도 젊은 매니아들이 원하는 특화된 디자인·옵션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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