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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 차의 주인이 될 99명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자동차와 예술 작품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것은 파가니의 장기다. 그런 파가니가 드디어 새로운 모델을 출시했다. 이름은 ‘유토피아’. 단 99대만 생산된다.
유토피아의 디자인 테마는 파가니의 과거 모델인 ‘존다(Zonda)’, ‘와이라(Huayra)’에서 친숙하게 보았던 그 형태다. 하지만 그 구조는 완전히 새롭게 설계됐다. 파가니의 설립자인 호라치오 파가니가 설정한 단순함, 가벼움, 운전의 재미라는 세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제작됐다.
인상적인 것은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않음에 있다. 페라리를 비롯하여 다양한 슈퍼카 브랜드가 전동화 전략을 내세우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싣는 것과 반대로 이른바 ‘올드스쿨’을 고집한다. 이번 파가니 유토피아는 메르세데스-AMG의 V12 6.0ℓ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한다. 최고출력은 852마력, 최대토크는 112kg·m이며 이전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뒷바퀴를 굴린다. 최첨단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한 덕분에 거대한 엔진의 건조중량은 단 262kg에 불과하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변속기다. 기계적인 매력을 듬뿍 올려줄 7단 수동변속기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인테리어에서 볼 수 있는 기어 레버도 클래식함 그 자체다. 물론, 왼쪽 다리를 보호하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7단 AMT가 기본으로 장착된다. 고든머레이오토모티브의 T.50과 쾨닉세그 CC850등에서 일부러 수동 변속기 혹은 시프트 바이 와이어 방식의 게이트 시프터를 장착한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들이 마니아들의 마음을 어떻게 훔치는지 잘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토크컨버터 변속기나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성능이 인간보다 더 낫다는 것을 증명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말이다.
유토피아의 모노코크 섀시는 파가니가 특허를 받은 카본-티타늄 소재를 사용하여 만들어졌다. 이 외에도 크롬 합금 서브프레임을 포함해 다양한 복합 소재를 듬뿍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유토피아의 건조 중량은 1280kg을 달성했다. 파가니가 정확한 공차 중량은 밝히지 않았지만, 통상적인 수준을 생각하면 국산 중형차의 무게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즉, 무게에 대비한 출력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차체 디자인에서 어느 한 곳도 허투루 만들어진 곳은 없다. 수천 시간의 풍동 테스트를 통해 외부 디자인의 수많은 요소는 모두 에어로 다이내믹스를 고려해서 만들어졌다. 스플리터를 통해 저항을 줄이고 가변식 윙으로 다운포스를 늘리며 엔진과 브레이크 등 뜨거운 열이 발생하는 곳은 열을 식히기 위해 통로를 설계했다. 특히 앞 21인치, 뒤 22인치 알로이 휠은 터빈 모양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410mm브레이크 디스크, 모노블럭 6피스톤 프론트 브레이크와 390mm 브레이크 디스크, 모노블럭 4피스톤 캘리퍼 리어 브레이크를 식혀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이라이트는 인테리어다. 고급스러운 아날로그 인테리어가 주를 이룬다. 기계식 속도계와 회전계 사이에 있는 작은 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모조리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한다. 조잡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하나의 예술 작품에 가까운 완성도를 보인다. 앞서 언급했지만 7단 수동 변속기의 자태는 파가니 인테리어의 방점을 찍는다.
이 차의 가격은 250만달러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34억 원이다. 아직 이 차의 주인이 될 99명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만약 당신이 이 차를 구매할 능력이 된다면 반드시 사야한다. 12기통 트윈터보 엔진에 수동 변속기 그리고 후륜구동 조합은 멸종 위기종이다. 이 말인 즉 소장 가치는 차고 넘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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