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인 힘 발휘하며 부드럽고 속도감 있는 질주에 만족감↑
세련된 디자인에 1·2열 공간도 넓고 탁 트인 개방감 선사
시한폭탄 초침 줄들 듯 쭉쭉 닳는 배터리에 운전 내내 충전 걱정
센터 콘솔 컵 홀더 너무 깊게 박혀 있고 위치도 다소 뒤에 있어 아쉬움
핸들에 가려진 기어 스틱 위치… 시야에 들어오지 않아 적응·조작 불편
폭스바겐 전기 SUV 'ID.4'의 외관은 세련됐다. /사진=김창성 기자
폭스바겐의 전기 SUV 'ID.4'는 처음 보자마자 너무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동차는 성능도 중요하지만 실내·외 디자인 역시 소비자의 선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만 큼 최근 시승한 'ID.4'의 외모는 세련되고 깔끔한 첫인상이 강하게 각인됐다.
주행도 탁월했다. 힘 있게 치고 나가는 질주에 전기차임을 잊을 정도였다. 다만 곳곳에 아쉬운 부분도 있어 소비자 선택을 저해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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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쁜 첫 인상… 세련된 디자인에 만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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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전기 SUV 'ID.4'의 첫 인상은 너무 좋았다. 보자마자 속으로 "우와"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사진으로 봤을 때 보다 덩치도 훨씬 크게 느껴졌고 기존의 폭스바겐 차보다 디자인이 훨씬 더 세련된 느낌을 받았다.
전체적인 외관 디자인은 역동적인 느낌이 들지만 과하지 않고 곳곳에 부드러운 라인이 돋보여 존재감을 뽐낸다.
전면부에 적용된 인텔리전트 라이팅 시스템인 'IQ.라이트-LED 매트릭스 헤드램프'와 좌우 헤드램프 사이를 이어주는 '프론트 LED 라이트 스트립'은 가운데 폭스바겐 로고와 어우러진다.
폭스바겐 전기 SUV 'ID.4'의 외관은 과하지 않지만 존재감을 뽐낸다. /사진=김창성 기자
일자로 이어진 후면부의 '3D LED 테일라이트는 ID.4를 더욱 세련되고 미래 지향적인 느낌으로 변모 시킨다.
실내 디자인도 깔끔했다. 옅은 검정색 아트벨루어 소재와 플로렌스 브라운 색상의 애니멀 프리 시트의 조합은 시각적인 만족감뿐만 아니라 세련된 실내 디자인을 완성시킨다.
앞좌석에 적용된 에르고 액티브(ergo active) 전동 시트는 메모리, 컨비니언스 엔트리, 마사지, 열선, 조절식 허벅지 지지대, 전동식 럼버 서포트 등을 제공해 운전자의 편안한 주행을 돕는다.
전면 유리 하단부에 장착된 ID.라이트도 돋보였다. 시동을 걸고 차를 타고 내릴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차량 상태를 RGB LED 라이트 효과로 표시해 줘 운전자에게 보다 직관적인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5.3인치 ID.콕핏(ID. Cockpit)은 주행속도 주행가능 거리 및 배터리 충전 현황, 운전자 보조시스템 등 운전자가 주행 시 필요로 하는 주행 및 차량 정보를 제공한다.
폭스바겐 전기 SUV 'ID.4'의 실내 디자인은 깔끔하다. /사진=김창성 기자
12인치 멀티 컬러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시각적으로 전혀 부족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한다.
1·2열의 공간감도 만족스러웠다. 1열 시트를 뒤까지 밀어도 뒷좌석에 성인 남성이 앉는 데 큰 무리가 없을 만큼 널찍했다. 운전석과 동승석, 뒷좌석의 온도를 개별 설정할 수 있는 3존 클리마트로닉 자동 에어컨 등 각 독립 공조기능이 적용된 점도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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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든 문제없는 역동적인 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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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의 만족감을 품은 채 도로로 나섰다. 영하의 날씨와 폭설이 예보돼 걱정 됐지만 전기 SUV ID.4의 주행 능력을 점검하기엔 안성맞춤 기상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폭스바겐 ID.4에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PSM(Permanently excited Synchronous Motor) 기반의 구동 시스템이 탑재됐다.
폭스바겐 전기 SUV 'ID.4'의 2열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좁지 않게 느껴질 만큼 공간이 넓다. /사진=김창성 기자
이 전기모터 구동 시스템은 ID.4의 리어 액슬 바로 앞에 위치해 차 바퀴에 동력을 공급한다. 작은 사이즈의 가벼운 무게로 설계돼 효율적인 힘을 발휘한다. 최고출력은 150kW(204 PS)이며 출발 즉시 31.6kg.m(310Nm)의 최대토크를 구현한다.
서울시내 주행은 깔끔했다. 일반 도로와 서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 북부간선도로 등을 달리며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 동안 거슬리는 부분이 없었다. 전날 내린 눈으로 도로가 살짝 얼어 있고 도로가 막혀 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저속 주행감을 느끼는 데 무리가 없었다.
생각보다 차의 덩치가 컸지만 무거운 느낌이 들지 않았다. 무게감이 가벼웠지만 주행 시 흔들림 없이 가볍게 치고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운전대는 살짝 가벼웠다. 약간의 방향 전환에도 크게 꺾이는 느낌이 들었지만 적응이 되니 코너링도 밀리지 않고 무난했다.
1시간 정도 시내 주행을 끝낸 뒤 구리-포천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속도를 올리자 시내주행 때와는 전혀 다른 주행감을 선사했다.
타 사의 내연기관 SUV가 옆 차선에서 달렸지만 속도에서 밀리지 않았다. 앞서가던 해당 SUV를 다시 앞질러 거리를 멀찍이 떨어트리는 데까지 10초 남짓한 시간밖에 들지 않았다. 해당 SUV가 앞지르기 위해 따라오는 느낌이 들어 다시 속도를 올리자 거리는 더 벌어졌다.
폭스바겐 전기 SUV 'ID.4'의 컵 홀더는 위치가 다소 깊숙하고 1열 팔걸이(빨간 동그라미)에 살짝 가려져 있어 컵을 꽂고 빼는데 다소 불편하다. 오른쪽 사진은 팔걸이를 올린 모습. /사진=김창성 기자
무의미한 속도 경쟁이었지만 전기 SUV ID.4의 치고 나가는 힘은 역동적이면서도 주행 만족도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운전하는 동안 옆 차선에 주행 중인 차가 없음을 확인한 뒤에 일부러 차선을 벗어나는 듯 한 운전을 반복하자 경고음과 함께 계기반에 "운전자의 휴식이 필요하다"라는 경고 메시지가 떴다.
차선을 벗어났던 차도 이내 자동으로 원 차선으로 복귀하며 운전자의 안전을 생각하는 똑똑한 능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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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부분 여기저기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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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SUV ID.4는 충분히 예쁘고 역동적인 주행감까지 선사하는 좋은 차지만 곳곳에 아쉬운 부분도 가득했다. 큰 요소는 아닐지라도 소비자가 차를 타며 겪을 만한 불편함이라 생각된다.
우선 배터리 소모다. 오전에 시승차를 수령했을 때 주행 가능거리는 358㎞(배터리 86%)였다. 서울 구로구를 출발해 경기도 포천에 이르는 3시간여의 주행 동안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기온은 영하 1도~영하 4도 사이였다. 약 85㎞를 주행하는 동안 배터리는 35%가 소진됐고 주행가능거리는 150㎞가 줄어 208㎞만 남았다.
다른 계절보다 추운 겨울철 전기차 배터리 소모량이 많은 점은 현존하는 모든 전기차가 가진 고민이지만 실제로 겪으니 생각 이상으로 긴장됐다. 충전 걱정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겨울철 빨리 닳는 배터리를 매번 급속충전 할 경우 배터리 효율에도 좋지 않은 만큼 전기 SUV ID.4를 비롯해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은 반드시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폭스바겐 전기 SUV 'ID.4'의 기어 스틱은 핸들 뒤쪽에 있고 길이가 짧아 조작하는 데 다소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사진=김창성 기자
센터 콘솔의 컵홀더도 불편했다. 컵 홀더의 위치가 시트에서 다소 뒤쪽에 있고 위치도 너무 깊숙한 데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팔걸이를 내릴 경우 살짝 가려지는 탓에 컵을 꽂거나 뺄 때 꽤 거슬렸다.
컵홀더 앞쪽의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는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충전이 가능하지만 기울기가 너무 안쪽으로 가파르고 깊숙이 있어 충전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다.
센터 콘솔 앞쪽에 작은 수납 공간이 세칸으로 분리돼 있는데 공간이 좁아서 물건을 놓기 애매했다. 차라리 칸막이를 수동으로 조절해 칸을 넓히거나 좁힐 수 있는 구성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쟁사의 차에는 국내 도로 사정에 익숙한 '티맵'이 내비게이션에 내장됐지만 ID.4는 휴대전화를 연결해야만 길안내를 받을 수 있다. 연결까지 복잡한 구조는 아니지만 매번 차를 탈 때마다 휴대전화를 반드시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불편할 수 있겠다.
폭스바겐 전기 SUV 'ID.4'는 1열 운전석에 뒷문 잠금·해제 버튼이 있음에도 굳이 디스플레이 설정에 따로 잠금 설정을 만들어 이용에 불편했다. /사진=폭스바겐 코리아
기어 변속 레버 위치도 독특한 탓에 적응에 애를 먹었다. 위치가 핸들 뒤쪽 와이퍼 스위치 위에 있어서다. 주행(D)·중립(N)·후진(R) 표시가 계기반에 표시되지만 스틱 길이가 짧고 운전대에 가려 있어 자꾸만 고개를 틀어서 제대로 조작을 했는지 보게되는 점 역시 불편했다.
이밖에 운전석에서 뒷문을 잠그고 해제할 수 있는 조작 버튼이 있음에도 굳이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문 잠금장치를 '개별 도어'와 '모든 도어'로 나눠 놓은 것 역시 이해하기 힘들었다. 강도가 많은 유럽에서는 필요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잘못된 설정으로 오히려 소비자가 불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처음 차를 수령했을 때도 뒷문이 열리지 않아 차 결함이나 추운 날씨 탓에 문이 얼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문 잠금 설정이 개별 도어로 된 탓이었다. 게다가 기능 설정 해제를 위해 몇 단계를 거쳐서 화면을 터치해야 하는 만큼 불필요한 기능이라 생각됐다.
주행 만족감은 컸지만 곳곳에 아쉬움이 묻어난 폭스바겐의 전기 SUV ID.4의 출고 가격은 5490만원이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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