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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하이브리드 타보니…"이젠 사장차 아닌 국민차"

supelta 2022. 12. 2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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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알못시승기]
100km 고속주행…연비 15.9km/ℓ 기록

디 올 뉴 그랜저. /영상=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2004년쯤으로 기억한다. 당시 아버지께서는 10년 넘게 탄 기아 포텐샤에서 그랜저 XG로 차를 바꾸셨다. 차가 출고된 날, 과묵했던 아버지께서 무척 들떠하셨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그랜저가 주는 '사장차' 이미지가 좋으셨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제 그랜저를 사장차라고 부르기엔 다소 민망한 것도 사실이다. 요즘 사장님은 그랜저가 아닌 제네시스나 벤츠를 탄다. 이제 그랜저는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국민차'가 됐다.

지난 20일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했다. 시승 코스는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경기도 안산시 시화나래 휴게소를 왕복하는 100㎞ 코스다. 연비가 강점인 하이브리드 성능을 더 깐깐하게 확인하고자 고속도로 위주로 주행해 봤다.

박력있는 그릴… '우람한 남성 이미지'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시승에 앞서 외관부터 살폈다. 한눈에 봐도 덩치가 이전 모델 대비 커졌다는 느낌이 든다. 이번 7세대 그랜저의 차체는 전장 5035mm, 전폭 1880mm, 전고 1460mm, 축거(휠베이스) 2895mm다. 이전 6세대 모델 대비 전장이 45mm, 휠베이스(축거)가 10mm 길어졌다. 그랜저 중 전장이 5m를 넘긴 건 이번 7세대가 처음이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전면부의 수평형 램프와 그릴이다. 특히 전면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그릴 덕분에 차의 전체적인 인상이 박력있게 느껴졌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왕(王)자 식스팩을 가진 우람한 남성 느낌이랄까.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그랜저의 바뀐 외모를 보면서 현대차의 승합차 스타리아가 계속 떠올랐다. 최근 외관이 공개된 코나의 2세대 모델과도 비슷하다. 현대차가 디자인을 통일감 있게 가져가겠다는 전략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각자의 개성이 묻히고 있는 듯해 아쉬웠다. 특히 그랜저만의 중후한 이미지가 사라졌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운전석에 앉으면 단번에 스티어링 휠(운전대)이 달라진 것을 알아챌 수 있다. 과거 1세대 그랜저의 스티어링 휠을 오마주 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전면부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도 눈길을 끈다.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과 소재가 적절히 조화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시인성 면에서도 합격점을 줄 법 했다.

차의 변속기는 스티어링 휠 뒤편에 위치시켰다. 주행(D), 중립(N), 후진(R) 기어는 돌려 변환하고 파킹(P)은 버튼을 눌러 변환하는 식이다. 기존에 있던 변속기 자리엔 수납 공간이 그 공백을 채웠다.  

/영상=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전기차 같은 하이브리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정숙한 실내다. 차의 실내가 워낙 고요해 '전기차를 탔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실제로 이날 시승을 함께 체험한 동료 기자들 중 대부분이 차의 정숙성에 후한 점수를 줬다.  

하지만 주행감은 날쌘 전기차 느낌은 아니었다. 엑셀을 밟을 때 차가 서서히 힘을 받으며 나아가는 게 오히려 묵직함에 가깝다. 출력 면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솔린 모델 대비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실제로 주행을 하면서 그런 느낌이 들진 않았다. 다만 속도를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을 때 미세하게나마 '윙'거리는 모터음이 몇 차례 들린 점은 아쉬웠다.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하이브리드 모델 답게 효율적인 연비를 자랑했다. 약 104㎞를 주행해본 결과 연비는 15.9㎞/ℓ를 기록했다. 이날 시승한 모델(그랜저 HEV 캘리그래피 트림, 20인치 타이어)의 복합 연비는 15.7㎞/ℓ다. 주행 코스의 약 80~90%가 시속 100㎞ 이상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효율적인 셈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은 약 4300만원대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세제혜택 적용 전 가격으로 친환경차 혜택이 적용되면 가격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나은수 (curymero031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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