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GM

[시승기]GMC 시에라 드날리

supelta 2023. 4. 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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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드디어 한국에서도 정통 아메리칸 픽업을 즐길 수 있다! 풍부함을 누리면서 말이다.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이렇게 긴장과 여유를 반복한 적이 있었던가. 그동안 여러 자동차를 시승하면서 600마력이 넘는 고출력도 다뤄봤고, 약간만 손상되어도 몇 백만원은 그대로 날아갈 것 같은 하이퍼카도 다뤄봤다. 당연하지만 픽업트럭도 그 안에 있다. 그런데 이번에 다루는 이 픽업트럭은 차원이 다르다. 뭐라고 해야 할까, 무대에 따라서 긴장과 여유의 극이 커진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독특한 트럭이 과연 국내 시장에서 통할 것인지도 말이다. 미국에서는 트럭의 명가로 유명한 GMC. 국내에서도 그 이름은 알려져 있다. 나이가 있는 어르신들은 과거에 군대에서 사용하던 '제무시'라는 이름으로 기억하고, 그보다 조금 젊다면 미드 'A 특공대'에 등장했던 미니밴으로 기억할 것이다.

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아이언하이드'로 등장했던 대형 트럭도 GMC 모델이다. 어쨌든, 그 GMC가 이번에 풀사이즈 픽업트럭을 국내 시장에 들고나왔다.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말이다. 이런 디테일이 있다니!

사실 약간의 의문은 있었다. GM은 이미 '쉐보레 실버라도'라는 이름의 픽업트럭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국내에 없었던 GMC 브랜드를 들여왔고 형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시에라'를 들인 것이다.

그러나 시에라의 디자인과 실내, 주행 능력을 보고서 그 의문은 의외로 금방 풀렸다. 국내 소비자들이 미국 픽업트럭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올릴 수 있는 직관적인 형상 그리고 조금 더 잘 다듬은 실내와 주행 능력이 시에라를 선택하게 만든 것이다.

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외형부터 살펴보자. 일단 거대하다. 길이가 5890mm에 달하고, 높이도 1950mm로 거의 2m에 근접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시에라는 각을 잘 살리고 있다.

실제로 미국 도로에서 쉐보레 실버라도를 본 적이 있지만, 실버라도는 곳곳에서 곡선을 살리고 있어 조금 부드러워 보인다. 그에 반해 시에라는 직선과 각을 살려 든든해 보이는 인상을 주며, 거대한 그릴로 존재감을 한껏 발산한다.

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그 그릴 한가운데 있는 GMC 엠블럼은 밤에 불이 들어오면서 한층 더 빛난다. 기왕 그릴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그동안 다른 자동차를 언급하면서 '거대한 그릴'이라고 이야기한 게 미안할 정도다. 진짜 거대하다 못해 잘못하면 잡아먹힐 것 같은 그릴이다. 멀리서 보면 적당하다 싶은데, 가까이 가면 자연스럽게 압도된다.

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보닛이 돌출되어 있고 객석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어 짐칸은 상대적으로 조금 작아 보이지만, 막상 열어보면 확실히 크다는 게 느껴진다. 이 짐칸에는 대형 모터사이클도 거뜬하게 적재할 수 있다.

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실내는 외형보다 좀 더 화려하다. 우드와 가죽을 아낌없이 적용했는데, 확실히 쉐보레 실버라도보다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시에라를 들여온 이유가 더 명확해지는 순간이다. 거대한 크기만큼 당연히 실내는 넉넉하고, 네 명이 이동하는 데 있어 전혀 지장이 없다.

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처음에는 픽업트럭이라고 얕봤는데, 가죽 시트도 그렇지만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들도 자동차의 발전에 맞추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최신 기술들로 들어갔다. 그 기술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첫 번째가 거대하고 선명한 15인치 HUD다. 다른 승용차에서도 일찍이 체험은 했지만, 설마 픽업트럭에서 HUD를 사용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알 수 있기 때문에 계기판으로 시선이 내려갈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두 번째는 거대한 화면을 갖춘 구글 기반 13.4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굉장히 빠르고 깔끔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 있어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대략 둘러봤으니, 이제 출발해 볼 시간이다.

그 전에 잠시 준비할 것이 있다. 라디오를 들어야 하는데, 그냥 라디오를 켜면 조금 지지직거린다. 운전석 지붕 부분에 돌출된 것이 안테나라고 착각할 수 있는데, 사실 라디오 안테나는 따로 있다. 2열 시트 하단에서 안테나를 꺼낸 뒤, 오른쪽 A필러 하단에 있는 나사에 맞추어 돌려 끼워야 한다.

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이제 시동을 걸어보면, 8기통 특유의 부밍 음이 올라오다가 곧 잠잠해진다. 본래 GM의 8기통 대배기량 엔진이 명기이긴 하지만, 시승할 때마다 놀라게 된다. 일반적인 고정관념이라는 게 꽤 무서운 것이라, 아무래도 가솔린 엔진이 디젤 엔진보다 토크가 낮다고 생각하게 되고 터보차저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더 낮다고 단정 짓고 만다(어느 정도는 사실이긴 하다).

그런데 시에라는 엔진 회전을 그다지 높이지 않아도 거대한 차체를 필요한 정도로 가속할 수 있다. 적당히 느린 정도가 아니라 제법 빠른 속도로 말이다. 물론 가속 페달을 조금 더 깊게 밟으면 8기통 특유의 굵으면서도 거친 음색이 들리지만,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 그렇게 가속할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고속도로에서 제한 속도에 돌입해도 실내는 차분하다. 그러면서도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이 잘 올라오지 않는다. 트럭이라면 딱딱할 것이라는 편견은 그대로 부서져 버렸다. 아마도 시에라 드날리 버전에만 있는 리얼타임 댐핑 어댑티브 서스펜션 때문일 것인데, 웬만한 과속방지턱도 충격 없이 넘을 수 있다.

차체는 크지만 픽업트럭임을 고려하면 스티어링을 좌우로 돌렸을 때 보여주는 움직임은 생각보다 날렵하다. 그 덕분에 코너를 만나도 속도를 그다지 줄이지 않고 자신 있게 돌입할 수 있다. 대신 아무래도 차체 크기만큼은 극복할 수 없다.

후진 없이 U턴을 하려면 적어도 편도 4차선 도로는 되어야 원활하다. 만약 좌회전 차선이 2차선이라면, 어쩔 수 없이 옆에서 회전하는 자동차가 신경이 쓰이게 된다. 픽업트럭의 딜레마라고 해야 할까. 그래도 시에라는 도심에서 운전하기가 생각보다 쉬운 편이다.

요즘 웬만한 차들은 360도 전방위 카메라를 갖추고 있다고 하지만, 시에라의 경우 카메라 화면이 굉장히 선명하고 주변을 잘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래서 좁은 골목을 지나가야 할 때 이 기능을 굉장히 잘 써먹었다.

GMC 시에라 드날리
​GMC 시에라 드날리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연비는 과연 어느 정도였을까? 며칠 동안 장거리를 주행하면서 급가속도 번번이 사용한 결과 평균 연비는 6.8km/ℓ를 기록했다. 이 정도라면 배기량에 비해 합격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왕 달리게 된 거, 오프로드 주행 능력도 시험해 봤다. 주행 모드를 바꾸는 것은 물론 사륜구동 설정도 할 수 있는데, 평소에는 오토로 맞추고 느긋하게 달릴 것이겠지만 오프로드에 온 이상 기어를 사륜구동 L에 맞추고 주행해 봤다.

평소에는 모래로 인해 바퀴가 빠지기 쉽기에 전차 같은 무한궤도 차량들만 다니는 곳인데, 이곳을 마치 평지를 달리듯이 극복해 버린다. 캠핑하기 좋은 한적한 깊은 숲속을 다닐 때 유용할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화물 적재 후의 능력을 시험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만약 필자가 픽업트럭을 구매한다면, 오프로드 주행용 모터사이클과 캠핑용품을 적재한 뒤 근사한 장소를 찾아 떠날 것이다. 스펙상으로 시에라는 그 정도를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지만, 역시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이다.

만약 트레일러 형태의 대형 텐트를 끌고 다닌다고 하면, 견인 기능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언제쯤 그런 인생을 즐길 수 있게 될까. 픽업트럭 시에라는 꽤 만족스러웠다. 크기와 성격 때문에 국내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도 있었지만, 그동안 평균적으로 커져 버린 자동차들 덕분에 시에라도 부담을 크게 느끼지는 않게 됐다.

그리고 가족과의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게 된 현재, 레저용 차량으로써의 역할만큼은 확실히 할 것이다. 시에라 초도 물량이 완판되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시에라야말로 요새 GM이 말하고 있는 '아메리칸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 자동차가 아닐까?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5890×2065×1950mm

휠베이스 3745mm | 공차중량 2575kg

엔진형식 V8, 가솔린 | 배기량 6162cc

최고출력 426ps | 최대토크 63.6kg·m

변속기 ​​​​​​10단 자동 | 구동방식 AWD

0→시속 100km - | 최고속력 - 연비 ​​​6.9km/ℓ | 가격 ​​​9500만 원

자동차 전문 잡지 <모터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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