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 XC 시리즈의 인기는 소리없이 상승 중이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볼보자동차의 판매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난 3990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XC40, XC60, XC90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3종의 판매량은 2063대로 집계됐다. 고른 판매량을 나타내지만 그 가운데서 항상 수위에 오르는 모델이 바로 XC60 모델이다.
볼보 XC60 마일드하이브리드(B6) 모델은 심플함의 끝판왕이다. 그 무엇도 하지 않아도 목적지까지 가장 편하고 안전하게 데려다 준다.
현행 XC60은 2세대 모델이자 지난 2021년 페이스리프트된 소위 2.5세대다. 1세대부터 크게 바뀌지 않은 디자인부터가 심플하고 깨끗함의 표본이다. 몇 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세련된 외관부터 맘에 쏙 든다.
4인가족이 넉넉하게 탈 수 있는 2열공간에다 중형 SUV급 차체 크기는 골목주행이나 주차에 딱 좋다. XC90의 크기가 부담스럽거나 XC40이 너무 작다고 느껴지는 남녀노소 누구나 XC60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주행편의는 더욱 그렇다. B5의 250마력과 달리 시승한 B6는 무려 300마력의 2.0 터보 가솔린 엔진을 얹었다. 아주 넉넉한 힘으로 운전자는 정면만 바라보고 스티어링휠에 손만 툭 얹어 놓으면 끝이다.
최고출력은 고속으로 올라가도 지속적인 힘을 내주는 동시에 최대토크 역시 42.8kgm(2100~4800rpm)로 제로백 6.7초를 찍는다. 다만 살짝 아쉬운 건 복합연비 9.1km/ℓ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힘을 빌리기도 하는데 시동을 걸거나 중저속에서 엔진의 사각지대를 살짝씩 메워주는 정도다. 힘을 보탠다기 보다 부드럽게 탄력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래서 주행감성이 아주 매끄럽다. 노면의 마찰에서 오는 진동 소음을 최대한 억제해 깔끔하게 달린다.
귀찮은 건 딱 질색이라는 운전자들이 좋아할 편의다. 패들시프트를 누르거나 주행모드를 바꿔가며 타는 걸 거부하는 이들에겐 XC60이 제격이다. 300마력의 넉넉한 힘으로 악셀 패달만 깊게 밟으면 쑥쑥 튀어나간다.
장거리 주행이나 교통체증이 심한 도심에선 스티어링휠 왼쪽 중앙버튼만 꾹 한번 누르면 차량 앞뒤 간격 유지는 물론 차선까지 스스로 잡아주고 달린다. 스티어링휠의 오른쪽 음성버튼을 누르고 "최신곡 틀어줘" "날씨 어때" 묻기만 하면 아주 정확도 높은 음성인식으로 소식을 알려준다.
XC60 디스플레이에는 한국형 티맵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심어져 있어서 스마트폰과 유선이든 무선이든 연결할 필요도 없다. 그냥 XC60 자체가 나의 스마트폰인 셈이다.
주행옵션, 편의장치를 누르거나 당길 필요없이 가장 편한 SUV를 타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면 그걸로 끝이다.
2시간 가량 고속도로를 달리고 난 후 연비는 14.5km/ℓ를 기록했다. 서두를 것도 내가 해야 할 특별한 액션도 없다. 그냥 듣고 싶은 음악을 말로 지시하고 흥얼거리며 기분만 내면 된다.
경쟁차종 BMW X3 X4, 벤츠 GLC, 아우디 Q5 등과 비교하면 가격 또한 착한 편이어서 프리미엄 중형 SUV 가운데 조용한 돌풍이 지속되고 있다. B5는 6900만원선, B6는 7300만원선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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