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전예약 2000대..첨단 이미지 덧칠한 외관 '눈길'
이전 세대보다 넓어진 실내 공간..얇아진 조작부도 편해
xDrive40i 380마력 6기통 엔진..풍성한 편의장비는 덤
세련된 디지털 클러스터 매력..디지털 키・폰 연동성 합격
[헤럴드경제(미국 팜스프링스)=정찬수 기자] BMW의 플래그십 SAV(스포츠액티비티차량) ‘뉴 X7’의 상승세가 매섭다. 국내 프리미엄 대형 SUV 시장에서 최상위권을 고수하는 한편 지난해 50대 한정으로 판매한 ‘M50i 다크 섀도우 에디션’은 2시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X7의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539% 증가한 2669대로 집계됐다. 지난해엔 58% 증가한 4210대가 팔렸다. 올해 8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는 3415대다. BMW그룹이 국내에서 판매한 전체 모델의 6.8%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가별 판매 순위에서 한국은 2020년에 이어 2021년 4위를 유지했다. 올해 8월까지 판매 순위는 미국, 중국에 이어 한국이 3위다.
지난달 25일 시작한 ‘뉴 X7’의 사전예약 대수는 2000대에 달한다. 프리미엄에 걸맞은 고급스러움과 최상의 동력 성능, 넓은 공간감이 국내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분 변경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인 외관은 특유의 하차감까지 갖췄다. 아낌없이 쏟아 넣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고급 편의사양도 모델의 가치를 높이는 대목으로 꼽힌다.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리츠 칼튼 호텔에서 ‘BMW 뉴 X7’을 국내 출시 전 미리 만나봤다. 정돈된 일반도로를 비롯해 오프로드로 이뤄진 현지의 사막 지형을 누빈 소감은 한마디로 ‘야수의 힘을 숨긴 패밀리카’였다.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거칠게 또는 최고의 안락함을 제공하는 다재다능함이 돋보였다. 특히 광활한 실내 공간은 차박을 비롯한 아웃도어 마니아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였다.
우선 세단 제품군과 궤를 같이했던 낡은 옷을 벗고, 첨단 이미지를 덧칠했다. 새롭게 구성된 전면에는 분리형 헤드라이트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전면부 상단에 자리 잡은 수평 LED 조명은 차폭등과 주간주행등, 방향지시등을 포함한다. 하단 유닛은 상향등과 하향등 역할을 한다. BMW가 직접 설계한 LED의 밀도는 매우 높았다. 촘촘한 빛의 입자가 전방 멀리까지 뿌려져 사각지대는 물론 야간 시야를 확보하는 데 도움을 큰 줬다.
키드니 그릴에 은은한 빛을 부여하는 ‘아이코닉 글로우’는 최상위 모델인 ‘BMW 뉴 X7 M60i xDrive’에 기본으로 적용된다. 다른 모델에선 선택사양으로 추가할 수 있다. 3차원적으로 조형된 리어라이트는 중간의 크롬바로 구분해 완성도를 높였다. 여기에 6기통 모델은 20인치 경량 합금 휠이 기본이다. M60i와 M스포츠 패키지에는 21인치 경량 합금 휠이 장착된다.
이전 모델이 넓은 차체 대비 몸에 딱 맞는 실내 구성을 보인 것과 달리 새로운 X7은 더 넓은 공간감을 강조한 인상이다. 실제 운전석에 오르는 시점부터 2열에서 바라보는 전면 시야까지 전부 다 넓어졌다. 새로운 계기판과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더 얇아진 송풍구와 앰비언트 라이트와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앙증맞은 송풍구 조절 레버와 구분감이 훌륭한 물리 버튼도 마음에 든다.
편의장비도 풍성하다. 4-존 에어 컨디셔닝을 비롯해 파노라믹 글래스 선루프,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 스마트폰 무선 충전 트레이 등 아쉬움 없이 꽉꽉 채웠다. 다만 바워스&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시스템과 새로 디자인한 트래블&컴포트 시스템, 능동형 통풍시트&마사지 기능은 선택사양이다. 컴포트 패키지 옵션을 선택하면 2열・3열에 열선시트가 채워진다. 운전대와 앞좌석 암레스트에도 온열 기능이 추가된다.
시승한 모델은 최신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한 ‘뉴 X7 xDrive40i’다. 국내에서 주력으로 판매되는 볼륨 모델이다. 상위 모델보다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매력이다. 최고출력은 이전 세대보다 47마력 늘어난 380마력이다. 최대토크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합쳐 최대 55㎏・m다.
주행은 조용하고 편안했다. 엔진이 깨어날 때부터 완만한 가속구간까지 소음을 최대한 억제했다. 적응형 에어 서스펜션 덕분에 승차감마저 ‘푹신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고속으로 달리더라도 A필러를 때리는 풍절음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프리미엄에 어울리는 NVH(진동・진동・불쾌감) 대책을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숨겨진 힘’은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자 발현됐다. 묵직한 엔진의 포효가 두꺼운 보닛을 뚫고 은은하게 감지됐다. BMW가 밝힌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5.8초다. 그러나 거대한 몸집의 영향으로 가속감은 더 빠르게 느껴졌다. 시트를 파고드는 짜릿함은 없지만, 반대로 속도가 느껴지지 않는 안정감에 속도계를 자주 확인해야 했다. 한국 소비자가 좋아하는 힘과 안락함의 조화가 이런 것이 아닐까.
핸들링은 BMW답다. 운전자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정확한 각을 찾는다. 코너링에서는 서스펜션의 단단함이 빛났다. 덕분에 1835㎜의 차고에도 쏠림이 적다. 아쉬운 부분은 시트였다. 서양인의 체구에 맞춰진 디자인 탓인지 사이드 볼스터의 부재가 느껴졌다. 몸집이 작은 운전자라면 스포츠 주행 시 몸이 시트에서 분리되는 경험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였다.
‘뉴 X7’는 최신 BMW iDrive 시스템을 품었다. 이 시스템은 ‘BMW OS 8’ 기반으로 작동한다. 내비게이션에는 3차원 증강현실 뷰가 추가됐다.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볼 수 있다. 다이아몬드 형태로 디자인된 클러스터에선 다른 브랜드에서 접할 수 없는 BMW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 그래픽은 빠르고 부드럽다. 중앙에 배치된 반자율주행 표시도 명확하다. 세련미와 정확성 측면에서 합격점을 주고 싶다.
BMW 디지털 키 플러스 옵션을 선택하면 광대역 무선 기술을 통해 아이폰으로 도어 락을 잠그거나 해제할 수 있다. 스마트폰 통합 기능과 개인화된 BMW ID, 그리고 5G 모바일 기술용으로 설계된 eSIM 혜택도 제공한다. 케이블을 연결해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하는 다른 차보다 처음 설정이 번거로울 수 있지만, 한번 경험하면 헤어 나올 수 없는 편안함이 장점이다.
한편 팜스프링스 현장에선 전기 드라이브 시스템을 탑재한 BMW M의 첫 초고성능 SAV ‘뉴 XM’의 실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뉴 XM’의 M 하이브리드 드라이브 시스템은 새로운 M 트윈파워 터보 기술을 적용한 고회전 V8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뉴 XM’의 최고출력은 653마력, 최대토크는 81.6kg.m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4.3초에 불과하다. 전기 부스트 사운드와 8기통이 빚는 엔진음이 궁금하다. 해당 모델은 미국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연내 양산을 시작한다. 국내에는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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