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RS e-트론 GT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이제는 친환경차 시대를 맞아, 세단 뿐 아니라 SUV, 스포츠카에 이르기까지 무공해 전기차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전기차의 대중화가 당초 생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세그먼트에서는 포르쉐 타이칸이 독보적이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가 RS e-트론 GT를 통해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도 눈에 띈다. 정통 스포츠카로서 아름다운 디자인 감각을 유지하면서도, 달리기 성능 등 ‘펀-투 드라이빙’의 맛을 제대로 전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데일리카로서의 실용성도 동시에 갖춘 모델이라는 판단이다.
■ 유려한 라인 돋보이는 디자인 감각
아우디, RS e-트론 GT
RS e-트론 GT는 스포츠카로서 유려한 라인이 돋보인다. TT 로드스터가 아우디 디자인의 ‘최고봉’으로 불려왔는데, 사실 그에 못잖은 모던한 감각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전기차이면서도 생소하지 않고, 그간 내연기관차에서 봐왔던 모습이 녹아있다. 낯설지 않고 익숙한 감각이다.
보닛 상단에는 두 개의 캐릭터 라인을 적용해 살짝 입체감을 보여주고 있고, 6각형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아우디만의 디자인 포인트를 따르고 있다. 풀 LED 헤드램프는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큼지막한 에어덕트는 스포츠카로서 공기역학적 설계를 감안한 때문이다.
루프 라인은 패스트백 스타일로 유려한 곡선미가 어우러진다. 롱후드 숏데크로 아름다운 미적 감각이 돋보인다. 윈도우 라인도 한없이 매끄럽고 날카롭다. 볼륨감이 더해진 캐릭터 라인은 남성적이면서도 다이내믹함이 묻어난다.
아우디, RS e-트론 GT
21인치 알로이 휠은 카리스마를 더한다. 앞쪽 265mm, 뒷쪽은 305mm의 고성능 피렐리타이어가 적용됐다. 편평비는 30~35시리즈로 세팅돼 달리기 성능에 비중을 둬 설계됐다.
리어램프는 좌우로 이어지는데, 중앙에는 일부러 폭을 좁게 디자인 처리된 것도 매력을 더한다. 모던한 감각으로 디자인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고성능 RS 배지가 적용됐고, 디퓨저는 강렬함을 더하는 감각이다.
스포츠카로서 운전자 중심의 콕핏 설계는 돋보인다. D컷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내비게이션이 안내되는 계기판, 비대칭형의 센터페시아는 고속주행에서도 직관적 조작성을 높인다. 센터터널에 위치한 변속레버는 버튼 타입이다. 실내 곳곳에 탄소섬유 재질이 적용된 점도 눈에 띈다.
아우디, RS e-트론 GT
■ 운전의 재미..다이내믹한 드라이빙 감각
4도어 쿠페 형상의 RS e-트론 GT는 최고출력 646마력, 최대토크 84.7kg.m의 파워를 발휘한다. 부스트 모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은 불과 3.3초 수준이다. 슈퍼카 못잖은 펀치력을 지닌 정통 전기 스포츠카다.
나파가죽 재질의 시트는 퍼포먼스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당초 생각 이상으로 착좌감은 소프트하다. 그렇다고 물렁물렁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고성능 스포츠카 치고는 부드러운 감각에 속한다는 의미다.
아우디, RS e-트론 GT
시동을 건 후 출발은 여느 스포츠 세단을 탄 것처럼 부드럽고 편하다. 효율 모드에서는 정숙하면서도 의외로 안락한 승차감이 돋보이는 정도다. 전기차만의 강점이기도 하다. 중저속 주행에서는 제주에서 이미 시승해본 e-트론 GT와의 차별점이 크지 않은 감각이다. 데일리카로 활용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주행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전환한 뒤, 풀 액셀, 풀 스로틀로 달리면, RS e-트론 GT만의 달리기 맛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 순간 가속성은 그야말로 치고 달리는 맛이 짜릿하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느낌이다. 타이어 접지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안정적이면서도 폭발적인 드라이빙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아쉬운 건 역시 고주파 음.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맛은 나무랄데 없는 일품이지만, 두텁게 ‘윙윙’ 거리는 사운드는 뭔가 부족한 감성이다. 순수 전기 스포츠카여서 그동안 봐왔던 아우디 브랜드 만의 매력적인 엔진 사운드를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우디, RS e-트론 GT
일반 세단이나 SUV가 아닌 스포츠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내연기관차의 엔진 사운드에 대한 향수가 그리운 느낌도 적잖다. 이를 위해 고속 주행에서는 임의적으로 내연기관차의 엔진음을 느낄 수 있도록 ‘가상의 엔진 사운드’를 적용한다면 주행 감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핸들링에서도 차체는 땅에 붙어서 달리는 것처럼 접지력이 뛰어나다. 뒷바퀴가 305mm의 고성능 타이어가 적용된터라 ‘인-아웃’ 코스에서도 안정적인 몸놀림을 발휘한다. 무게 중심이 낮은데다 민첩한 반응력이 강점인 전자식 콰트로시스템도 매력 포인트다.
RS e-트론 GT에는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됐는데, 속도나 지면, 주행 스타일에 따라 차체 높이가 자동으로 조절된다. 퍼포먼스가 강조된 다이내믹한 주행에서도 안정감을 더하는 요소다.
아우디, RS e-트론 GT
RS e-트론 GT는 주행중 안전·편의사양이 대거 기본으로 적용된 점도 매력이다. 음성인식 등 똑똑해진 커넥티드시스템 뿐 아니라, 차선이탈방지보조, 사각지대 충돌 위험 경고, 전후방 주차보조 등이 적용돼 안전성을 높인다.
고성능 스포츠카 RS e-트론 GT에는 93.4kWh 용량의 리튬이온배터리가 적용돼 한 번 충전으로 최대 336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평균 3.4km/kWh 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얘기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타력주행이나 회생제동을 통해서 주행 거리를 훨씬 더 늘릴 수 있다.
■ 아우디 RS e-트론 GT의 관전 포인트는...
아우디, RS e-트론 GT
RS e-트론 GT은 아우디의 순수 전기 스포츠카로서 달리기 성능 등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굳이 흠을 잡을 필요가 없는 수준이다. 고성능 슈퍼카로서의 펀치력을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효율’ 주행모드를 통해 데일리카로서의 활용성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아름다움을 더하는 쿠페 형상의 유려한 라인도 RS e-트론 GT 만의 매력이다. 국내 판매 가격은 2억632만원이다.
ysha@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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