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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e-tron GT는 포르쉐 타이칸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4도어 전기 스포츠카다. 타이칸은 포르쉐답게 성능에 따른 다양한 트림 구성이 특징이지만, e-tron GT는 현시점에서 2가지 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타이칸의 경우 후륜 구동 모델인 2WD 모델도 존재하지만, , e-tron GT는 2개의 모터를 탑재한 4WD 모델만 있다. 구동용 배터리의 구성에서도, 타이칸은 79.2kWh와 93.4kWh 2종류가 있지만, e-tron GT는 모두 93.4kWh의 대용량 배터리만 탑재된다.
이번 시승한 차량은 국내 출시된 2가지 트림 가운데 고성능 모델인 RS e-tron GT. 차량의 앞뒤 구동축에 각각 전기모터를 탑재해 646마력의 최고 출력과 84.7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e-tron GT 콰트로보다 출력이 100마력 이상 높다. 타이칸과 비교해보면 RS e-tron GT는 타이칸 라인업 가운데 타이칸 터보와 비슷한 출력을 발휘하며, e-tron GT 콰트로는 타이칸 4S의 출력과 비슷한 성능을 발휘한다.
차체 크기에서도 타이칸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장과 전고는 e-tron GT 쪽이 조금 더 길고 높지만, 실질적인 실내 공간은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뒷좌석 헤드룸은 유러한 루프라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여유가 많지는 않다. 다만, 레그룸애는 여유가 있어 키가 170cm인 기자에게는 답답한 느낌은 덜했다. 비교적 여유있는 뒷좌석 공간과 시트 포지션, 여기에 4WD 구동이 가능한 구성은 차량의 하부에 배터리를 배치한 'J1 퍼포먼스' 플랫폼의 장점때문이다. 덧붙여, 이 플랫폼은 포르쉐 주도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RS e-tron GT의 국내 인증 주행가능거리는 336km로 아우디 e-트론 GT 콰트로 프리미엄의 주행가능거리인 362km와 차이를 보인다. 물론 전기차를 운행해 본 운전자분들이라면 제원표 상의 수치보다 약 20~30km 실 주행거리가 더 길다는 점은 익숙할 것이다. 이 전기차를 일상적인 용도 보다, 더 스포츠카 답게 주행하면 제원표상의 주행거리와 근사한 수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RS e-tron GT를 시승한 당일 날씨는 비교적 따뜻한 날씨였지만, 에어컨 스위치를 켜는 순간 주행가능거리는 20km 정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퍼포먼스를 중시한 전기차임에도 주행거리 표시에 자꾸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적극적으로 스포츠 주행을 즐기고 싶지만, 회생제동 사용이 느는 것 또한 전기차를 시승하면서 오히려 늘어난 습관이다. 아직까지 차고지에 완속충전기를 설치할 수 없는 일반적인 운전자들이라면 전기차 선택은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80% 충전까지 18분이 걸리는 급속충전 시스템을 갖추 전기차도 출시되곤 있지만, 어디까지나 장거리 주행시 충전을 위한 기능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전기차 충전인프라가 40kW급인 점을 감안하면 30분 충전에 주행거리는 십여 km 가 늘어나는 수준. 에어컨을 끄자 다시 주행가능 거리는 380km대로 돌아오며 다소 안심하게 된다. RS e-tron GT를 시승하며 주행거리를 운운하는 것이 맞는 고민일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지만, 아직 전기차 시대에 적응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 기술적인 발전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마음가짐에서도.
하지만, 그런 생각을 잠시 잊고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RS e-tron GT는 기존 아우디의 고성능 모델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감흥을 그대로 전달한다. 오히려 그 이상으로 명확하게 온 몸에 느껴진다는 표현이 맞겠다. 시승한 RS e-tron GT를 포함한 e-tron GT에는 주행 모드를 전환하는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가 마련된다.
우선은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소위 에코모드라 불리는 '이피션시 모드'로 주행했다. 이 모드에서는 최고속도가 140km/h로 제한(제원상의 최고속도는 250km/h)되어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의 반응도 점진적인 가속을 보여준다. 하지만, 풀 악셀을 하는 순간 노멀모드에 준하는 아찔한 가속이 이어지는 만큼 단순하게 얌전한 주행모드는 아니다.
게다가, 전자 제어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탑재한 RS e-tron GT의 이피션시 모드에서는 공기 저항을 낮추기 위해 전고가 낮아진다. 지하 주차장을 내려갈 때 범퍼가 긁히는 것을 신경써야 할만큼 낮아지는 지상고가 만들어지는 것도 오히려 재미있다. 또한, 승차감에 있어서도 노멀이나 스포츠 모드와는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 만큼, 이피션시 모드라기 보다는 '에코 레이서 모드'라고 부르고 싶어진다. 이런 것도 전기차 시대의 상식이 되어 가는 기분이다.
스티어링 휠에 구비된 패들 조작을 통해 회생 제동의 감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기본 설정에서는 코스팅 모드라고도 할 수 있는, 제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상태. 이 때 RS e-tron GT의 움직임은 독특한 느낌을 전한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서서히 줄어들지만 흡사 빙판 위를 미끄러지는 듯한, 공기의 저항에 속도가 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주행 모드를 전환하면, 전기차 특유의 주행 사운드가 더욱 살아난다. 인공적인 사운드지만, 내연기관의 그것에 버금갈 정도로 운전자를 자극한다. 타이칸과는 다른 아우디의 독자적인 사운드로 타이칸이 박력있는 엔진 사운드를 추구했다면, RS e-tron GT는 강력한 블로어 팬이 돌아가는 독특한 사운드를 전한다. 최근 선보인 전기차들, 특히 독일의 전기차들은 사운드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에는 이 사운드들이 전기차의 특징을 구분하고 상품성을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피션시 모드에서의 움직임을 제외하면, RS e-tron GT의 가속감은 박력 그 자체다. 노면에 흡착되어 있는 듯한 움직임과 e-tron GT 콰트로보다 압도적으로 유연한 에어 서스펜션의 승차감은 훌륭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차량 하부에 배터리를 탑재해 무게 중심고가 낮은 것은 전기차들의 공통적인 특징이지만, RS e-tron GT가 보여주는 주행의 맛은 일부 스포티한 전기차들이 보여주는 인공적인 감각과는 전혀 다른 '진짜'의 맛이 있다.
와인딩 로드에서 속도를 더 올리기 위해, 주행모드를 다이나믹 모드로 전환한다. 차량의 움직임은 더욱 예리해 지지만, 매끈한 승차감에는 큰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 낮은 무게 중심고와 후륜 조향 시스템, 그리고 기계적 제약없이 자유자재로 전환되는 토크 배분이 어우러져 운동 성능에 있어서는 한 치의 틈도 보이지 않는다.
코너를 돌아나가며 한계까지 속도를 높여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4WD인 전자식 콰트로가 적용되었기 때문이지만, 내연기관 차량의 그것과도 다른 느낌을 받는다. 4개의 바퀴가 모두 고르게 지면에 붙어 코너를 돌아나가는 감각은 오히려 더 뛰어나다. 리어 모터에 2단 변속기가 탑재되어 있지만, 어디에서 어떻게 변속하고 있는지는 체감할 수 없는 점도 전기차 만의 특징이다.
RS e-tron GT는 타이칸과 거의 같은 DNA를 가진 전기 스포츠카지만, 독특한 사운드와 함께 섬세한 인테리어 구성, 경쾌한 스티어링 필 등 타이칸과는 다른 맛을 보여준다. 어쨌든, 이 승차감과 주행성의 조화는 훌륭하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흡사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은 내연 기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쾌감이다. 가격이나 주행거리를 생각하면, 진입장벽이 낮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길에서 아우디 RS e-트론 GT를 모는 운전자를 만난다면 부러움에 한숨이 나올 것은 분명하다.
주요 제원 아우디 RS e트론 GT 콰트로
전장Ⅹ전폭Ⅹ전고 : 4,990Ⅹ1,965Ⅹ1,400mm
휠 베이스 : 2,900mm
트레드 : 1,690/1,655mm
공차 중량 : 2,355kg
최저 지상고 : ---
배터리
축전용량 : 93.4kWh 리튬 이온
용량 : ---Ah
1회 충전 항속거리 : 336km
전기모터
최고출력 : 598ps (440kw)
최대토크 ;830Nm
앞 차축 : 238ps
뒤 차축 : 456ps .
구동방식 : 콰트로(풀 타임 4WD)
트랜스미션
형식 : 1단 감속기(뒷바퀴 2단)
섀시
서스펜션 : 앞/뒤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65 /35R21//305/30R21
성능
0-100km/h : 3.3초
최고속도 : 250km/h
전비: 3.4km/kWh
CO2 배출량 : 0 g/km
시판 가격
2억 8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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