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EX90
볼보가 새로운 전기차를 공개했다. 내연기관 시대 볼보 디자인에서 크게 바뀌진 않았지만 소소한 디테일을 전기차에 맞게 적용하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이라 대용량 배터리 탑재에 따른 긴 주행거리가 특징이다.
볼보 EX90
볼보 EX90
볼보 EX90
볼보는 현재 폴스타 CEO로 있는 토마스 잉엔라트가 도입한 ‘토르의 망치’ 디자인을 줄곧 계승하고 있다. 해당 디자인이 처음 적용됐을 당시 추후 볼보의 디자인의 방향성이 걱정된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번 EX90 출시로 그런 지적을 불식시켰다. 우선 전면부에는 그릴을 삭제했다. 형상조차 남기지 않아 기존 그릴 자리에 볼보 로고만 덩그러니 남았다. 하나의 면처럼 처리하면서 매끄러운 느낌을 살려냈다. 아이언맨 로봇 같은 느낌도 난다. 눈에 띄는 부분은 헤드램프다. 주간주행등 상태에서 헤드램프를 켜면 램프가 벌려지면서 헤드램프가 등장한다. 깨알 같은 디테일이 살아있다. 기존 토르의 망치가 움직이는 것 같다.
EX90은 3열까지 있는 7인승 SUV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압도적인 전장이 눈을 자극한다. 휠베이스가 긴 편은 아니다. 앞, 뒤 오버행이 최근 나오는 전기차와 비교해보면 긴 축에 속한다. EX90의 기반이 된 SPA2 플랫폼은 볼보에서 사용하는 차세대 플랫폼이지만 전기차 전용은 아니다.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에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이다. 사이드미러는 올 초 국내에 처음 선보인 폴스타2에 적용된 것과 같이 프레임 없이 거울만 붙였다. 공기 역학을 낮추기 위해 도어 핸들은 돌출 형태가 아닌 인사이드 타입이다. 폭스바겐 ID.4와 같다. 공기 역학 계수는 0.29 Cd로 대형 SUV임을 감안하면 준수하다.
후면 디자인은 최신 트렌드인 가로형 디자인과 볼보 특유의 세로형 모두 사용했다. ‘ㄷ’램프를 사용하면서 볼보 플래그십 느낌을 잘 살렸다. 모델명은 좌측 하단에 붙었다. 기존 볼보 차량처럼 로고 없이 볼보 레터링만 가운데 달려있다. 후면 유리 양옆으로는 점박이 램프가 자리를 잡았다. 앞서 국내 출시한 볼보 C40 리차지에도 적용한 전기차 전용 디자인이다. 충전 포트는 2열 도어 뒤에 달려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가 높아졌다. 볼보 특유의 간결함, 심플함이 잘 구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볼보 EX90
실내 레이아웃은 정말 심플하다. 가로로 긴 계기판과 세로로 긴 14.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기어는 컬럼 쪽으로 자리를 옮겨 센터 콘솔 활용도가 증가했다. 현행 XC90에 처음 적용했던 것과 같이 대부분 기능을 디스플레이 안으로 넣었다. 크기까지 키운 덕분에 별도의 메뉴를 들어가지 않더라도 내비게이션, 현재 재생 음악, 공조 정보 등을 상시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디스플레이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가 들어갔다. 폴스타2에 적용된 것과 같은 운영체제다. 볼륨 다이얼은 센터 콘솔 좌측에 붙어있다. 우측에는 커버가 있는 컵홀더, 앞쪽에는 휴대폰을 놓을 수 있는 얕은 공간이 있다. 콘솔 하단에도 넓은 사이즈의 수납공간 덕에 큰 부피의 짐을 넣을 수 있다. 비상등 조작도 디스플레이 안쪽에 터치로 작동한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테슬라 모델3도 대부분의 버튼을 디스플레이에 통합했지만 비상등 버튼만 남겨뒀다.
볼보 EX90
새로운 형태의 스티어링 휠은 과하지 않으면서 볼보 고유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 좌, 우 스티어링 리모컨 덕에 깔끔해 보인다. 센터페이사 중앙에 있는 면도기 모양의 스피커는 내연기관 차량과 콘셉이 같다. 시트는 화이트, 그레이 계열을 넣어 친환경적인 면모도 강화했다. 실제로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다. 3열은 성인 남성이 앉을 수 있을 만큼 공간을 확보했다.
볼보 EX90
EX90에는 111kWh 대용량 배터리가 들어간다.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 BMW iX 등 다양한 대형 전기차와 비교해도 용량이 엄청나다. 우선 앞, 뒤에 모터가 모두 들어간 듀얼모터 모델부터 시장에 나온다. 두 개의 모터는 최고출력 517마력, 최대토크 91.8kg.m 힘을 발휘해 엄청난 가속력을 자랑한다. 유럽 기준으로 1회 완전 충전 시 600km를 주행할 수 있는 효율까지 갖췄다. 통상의 전기차들은 500마력, 90kg.m 힘을 넘게 발휘하면 주행거리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볼보 EX90은 높은 출력에다 600km의 주행거리가 매력적이다. 250kW 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안전의 볼보답게 EX90은 안전에 가장 큰 신경을 썼다. 8개의 카메라와 5개의 레이더, 16개 초음파 센서 및 라이다(LiDAR) 센서를 통해 차량을 모니터링해 탑승자를 보호한다. 외부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전방 250m에 있는 보행자나 반경 120도 안에 있는 물체를 감지해 사고 위험을 방지한다. 실내에 있는 특수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의 집중도를 측정할 수도 있다. 위험이 감지되면 운전자에게 경고를 주고 이후 반응이 없으면 차량을 옆쪽에 정차한 후 비상등을 켜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기능도 달려있다. 외부에 있는 라이다 센서는 추후 자율주행에 사용할 수 있다. 초기 출시 차량에는 자율 주행 기능은 빠진다.
볼보 EX90
EX90은 2023년 미국 찰스턴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다. 국내에는 2024년에나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볼보는 완전 전기차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해 올해 EX90부터 매년 순수 전기차 1종씩 출시하면서 라인업을 강화한다. EX90에 적용된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와 안전 기술이 대거 포함된다. 추후에는 순수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도 나온다.
유호빈 에디터 hb.yo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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